인구 감소와 초고령사회의 현상 

우리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단순히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인구 감소 추세가 점점 빨라져서 오래 지나지 않아 나라가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세계 인구는 계속해서 느는데 우리나라 인구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니 그렇게 걱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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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와 한국의 인구 추이 ⓒ 통계청 보도자료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2022.9.5.)

 

이와 함께 65세 이상 인구의 구성비도 빠르게 증가해 곧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초고령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사회를 말한다. 이와 함께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 절벽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음도 통계청 자료를 보아 알 수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절벽에 다가서는 속도가 대단히 빠른 것을 눈여겨보지 않으면 안 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노인의 비율이 심하게 증가하면서 생산가능인구에 경제적, 사회적 부담이 가중된다. 그러면 경제는 침체하고 출산율은 더 떨어져 노인 인구비율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일본이 고령사회에 접어든 뒤로 오래도록 경제 침체를 겪는 것을 대표적 예로 들기도 한다. 이제 우리가 그 지경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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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와 한국의 인구 구조 ⓒ 통계청 보도자료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2022.9.5.)

 

인구 절벽 앞에 선 신중년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추이는 세계 최저수준이다. 반면 기대수명은 지난 50년간 급속도로 늘어나 2020년에는 83.5세로 세계 상위 6위 수준으로 높아졌다. 요약하면 점점 더 적게 낳고 있고, 점점 더 오래 살 거라는 얘기다. 이제까지 본 통계표들은 저출산과 인구 감소, 초고령사회 진입, 인구 절벽이라는 힘겨운 단어들을 지금 우리 앞에 토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가 겪는 염려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경제 성장과 인력 확보, 세대교체가 둔화하니 사회는 점차 침체할 수밖에 없다. 노동 인구가 줄고 그들이 더 큰 부담을 떠안는다. 사회는 재정에 압박을 받아 점차 공공의료나 연금 그 밖의 사회기반 시설을 개발하고 유지하기 힘겨워진다. 희박해지는 복지정책 속에서 고령층의 삶은 더욱 빈곤하고 고단해진다. 그뿐 아니라 신중년 세대를 사회적 문제 거리로 바라보는 시선도 늘게 된다. “그냥 열심히 살아온 것뿐인데, 무엇 때문에 이런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하나?” 인구 절벽 앞에서 신중년의 생각은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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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와 한국의 합계출산율과 기대수명 추이 ⓒ 통계청 보도자료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2022.9.5.)

 

인생 후반기, 역할 변화에 맞닥뜨린 신중년

일이 곧 삶이라 여기며 살아온 신중년들이 일에서 떠나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역할에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주로 조직 안에서 일하며 생존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공급받아왔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으며 조직의 목표 달성을 통해 자기실현을 해왔다. 그러나 조직을 떠나고 나면 그 모든 것들과 단절된다. 그렇더라도 생존을 위한 경제 여건과 사회적 인정 그리고 자기실현의 필요와 욕구는 살아있는 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것들을 이어가기 위해 신중년은 변화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된 역할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변화된 역할로도 신중년들은 대부분 일하고 싶어 한다. 주로 연금에 의존하여 생활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니 일하려고 한다. 또는 소득보다는 일하고 싶은 욕구에 따라 일하는 사람도 많고,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려고도 한다. 일을 통해 갈 곳을 만들기 위해 일터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하면서 지속적인 수입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자아실현을 하려는 것이다. 평생 현역으로 살면서 삶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동시에 자기가 사는 세상에 선한 영향을 남기고 싶은 것은 모든 신중년의 소망일 것이다. 이처럼 신중년은 평생 현역으로 살려고 하지만 이를 위한 사회의 토양은 참으로 척박하다.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노인 일자리와 적은 임금이나 활동비를 받는 유급 봉사, 공공 일자리가 신중년에게 열려있을 뿐이다. 즉 신중년에게 변화는 호흡처럼 절실하지만, 그들이 변화하여 감당할 역할은 협착하고 미미하다. 

 

변화 앞에서 신중년이 갖추어야 할 것들

세상의 변화는 현실이고 신중년의 대처는 필수이다. 인구 절벽이라는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현상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형종 커리어넷 연구소장은 신중년의 변화 대응 행동 몇 가지를 제안한다. 

가장 먼저 지적인 호기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신기술과 신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타 업종이나 분야의 변화를 눈여겨보며, 폭넓은 네트워크를 가지라고 권유한다.

 

다음으로는 학습 습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미래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하며, 자기 경험을 돌아보아 자기 기술과 능력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을 위한 강점과 능력을 확인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도전력을 갖추라고 충고한다. 

경험 없는 일이나 힘든 일에도 도전하고, 새로운 일 방식도 생각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과 사고를 경청함으로써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별히 ‘무형 자산 갖추기’에 대한 언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형 자산 가운데 첫째는 생산성 자산으로 업무 기능과 지식을 말한다. 둘째는 활력 자산으로 정신과 신체가 건강해야 하고, 가족이나 지인과 좋은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 셋째는 변화에 대응하는 변신 자산이다. 변신 자산으로는 열린 마음과 지혜 그리고 동료, 평판, 건강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실천 항목으로

“긍정적인 마음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미래를 생각하자.”

“지식과 기능 그리고 경험의 폭을 넓히며 인생의 가치관을 새롭게 하자. ”

“새로운 동료와 일을 위한 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자.”

“독자적인 콘텐츠를 타인에게 전달하며 공감하는 힘을 갖추자.”

“무엇보다도 식사와 수면, 운동 등으로 건강을 지키고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자.”

등 다섯 가지를 추천했다. 이와 같은 조언은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 신중년에게 적절한 처방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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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와 한국의 인구 피라미드 추이 ⓒ 통계청 보도자료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2022.9.5.)

 

일은 일하는 사람과 그가 속한 사회를 젊고 건강하게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한국은 그동안 가장 젊은 나라였지만, 향후 50년 이내 가장 늙은 나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고령화 추세라고 한다. 십여 년 뒤면 50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50%에 이를 것이고, 50년 뒤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반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19~34세 청년 인구가 30년 뒤에는 절반 가까이 사라지게 된다는 절박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면 청년층의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약해지고 정책적으로 소외되며 사회적 영향력도 줄게 된다. 결국, 청년은 힘을 잃고 일하는 세대는 그 윗세대를 짐처럼 떠안아야 한다. 이러다가 모든 세대가 힘을 잃고 자칫 세대 간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이 심해질까 봐 걱정스럽다.

 

지금 우리가 닥친 인구 절벽과 초고령사회의 끝을 내려도 보며 숱한 담론들이 오간다. 이미 행정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 주로 정년 연장과 평생 교육, 생활방식 개선을 장려하고 노인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방향을 보면 늘어가는 신중년의 인구 비중만큼 그들이 경제, 사회적으로 감당해야 할 몫도 늘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거기 맞추어 신중년은 평생 현역으로 살기 위해 변화에 대응해 나가며 사회의 생산성 있는 일원이 되고 싶어 한다. 다만 합당한 일로 사회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적합한 토양을 만드는 일이 시급한 시점이다. 일은 일하는 사람과 그가 속한 사회를 젊고 건강하게 한다. 이제 신중년을 돌봄의 대상보다는 사회 생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원으로 다루어야 할 이유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신중년

머지않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신중년의 삶을 다루는 정책이 정권에 따라 요동하니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기가 참 어렵다. 다른 이념과 다른 정책은 가는 길이 다를지라도 도착지는 항상 국리민복이어야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니 신중년이 깃들여 배우고 성장하며 새롭게 기회를 얻어온 삶터에도 불안이 감돈다. 자칫 이념의 언어가 공허하고, 정책은 민생의 고민에서 멀며, 오직 깃발 같은 표어만 남았다는 생각들이 자라날까 봐 염려된다. 

지금까지 인구 감소와 초고령사회 진입, 인구 절벽이라는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신중년의 슬기로운 자세를 이야기했다. 이제는 이와 관련해 신중년의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행정가들의 의연하고 지혜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사회 경험과 지혜를 넉넉히 가진 신중년들이 사회적, 시민적, 경제적 삶에 깊고 넓게 참여함으로써 자신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사람과 문화를 아우르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나날이 젊고 건강하며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한다.

 

 

50+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cbsan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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