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바로 쓰는 중국어·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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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른 필수 표현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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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이 우리가 잘 쓰지 않는 한국말로 대화할 때 우리는 무슨 의미인지 알면서도 어색한 경우 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 나라에서 잘 쓰지 않는 표현으로 말을 할 때, 그 나라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는 있겠지만 정확한 소통이 됐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50플러스 세대는 이런저런 시도도 많이 해 보았을 것이다. 나름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외국어 학습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지금에 와서 외국인들과 정확한 소통을 위해 다시 외국어를 공부한다면 어떤 방식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까?

 

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2020년도 외국어 강좌 안내문

 

■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외국어를 배우는 시간

 

 도심권 50플러스센터는, 혼자 중국이나 일본을 여행할 때 상황별 필수 표현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강좌를 개설했다.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해, 체온 측정, 이용자 명부 작성, QR코드 체크인,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 활동을 거친 후 수업이 시작됐고, 모두 마스크를 쓴 채로 진행됐다. 외국어 학습의 효과를 위해 강사의 입 모양을 보면서 따라 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여의치 않아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조금은 불편했어도 학습에 대한 열기만은 대단했다. 강사는 신동춘님과 정수미님으로 모두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중국어와 일본어 전문가들이다.

 

 수강생들은 강의를 통해 만약, 혼자 중국이나 일본을 여행할 경우,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생생한 표현들을 배우게 된다. 소위 귀가 열리고, 입이 바로 트일 수 있는 현지 언어를 익히게 되는 것이다. 상황에 따른 맞춤식 현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모두 11명이 수강 신청을 했고, 이들은 외국어를 공부해 본 경험들이 많이 있는 분들이다.

 

조인근PM의 프로그램 설명

일본어 정수미강사(왼)와 중국어 신동춘강사(오)

 

 그래서, 이번 수강을 통해 자신의 외국어 학습 방식에서 부족한 면과 개선할 방향 등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의는 중국어와 일본어를 한자리에서 각각 90분씩 수강하면서, 하루에 2개의 언어를 동시에 공부하는 방식이다.

 

■ 상황별로 맞춤형 표현 공부하기

 

 외국어별로 특징들이 있지만, 중국어의 경우 특이한 점은 띄어쓰기가 없고, 성조가 있어 발음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성조란 우리 말에 없는 발음의 높낮이를 말한다. 모두 4성이 있으며, 성조가 없는 경성도 있다. 그리고, 성조는 경우에 따라 변한다. 그런데 중국 노래는 성조 없이 곡조와 리듬에 따라 부른다.

 

<중국어의 4성> 천천히 성조대로 정확한 발음을 연습하고 속도를 빨리하면서 반복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중국어 학습의 목표는 상해의 유명한 「와이탄」과 「임시정부」,「루쉰공원」을 혼자 찾아 가 보는 것이다. 그리고, 물건을 주문하고 구매하기, 공원, 동네에서 현지인과 자연스럽게 얘기를 해보기 등이다.

우리가 처음 중국인과 대화할 때, 물꼬를 틀 수 있는 말이면서 당황해서 얼른 안 나오는 말들이 있는데, 이런 간단한 것도 평소에 연습을 계속하게 되면 유사시에 대화를 잘 풀어나갈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你好[nǐhǎo]), 여러분 안녕하세요(大家好[dàjiāhǎo]), 감사합니다 (谢谢 [xiè‧xie]), 오랜만이에요(好久不见[hǎojiǔbújiàn]), 아침인사(早上好[zǎoshanghǎo]), 괜찮아요(没关系[méi guān‧xi]), 또 봐요(再见[zàijiàn]), 맛있네요(好吃[hǎochī])같은 표현이다. 또한, 수고가 많으셨어요(辛苦了[xīnkǔle]), 기름을 넣다, 파이팅(加油[jiāyóu]), 미안해요 (对不起[duì ‧bu qǐ]), 별 말씀을요(不客气[búkè‧qi]), 식사 하셨나요(吃饭了吗[chīfànlema]) 등 처럼 익숙한 말이면서도 입이 잘 트이지 않는 말들이다.

 

중국어의 특징을 설명하는 신동춘강사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 소개

 

 미안하다는 표현도 对不起[duì ‧bu qǐ]라는 표현은 본인에게 분명한 잘못이 있을 때 쓰는 말이고, 조금 늦게 왔을 때 같은 경우 중국인들은 不好意思[bùhǎoyì‧si]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길을 물을 때도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请问[qǐngwèn] 으로 말을 시작하지 않고 주로 안녕하세요 你好[nǐhǎo]같은 표현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우리처럼 동서남북이라는 표현보다는 「동남서북」이라고 많이 사용한다. 동서남북도 물론, 알아들을 수 있지만, 이왕이면 현지인들이 쓰는 말로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부정을 나타내는 不(뿌)와 沒(메이)도 상황에 따라 달리 사용한다. 「밥을 안 먹었다」는 말에서는 不(뿌)를 안 쓰고, 沒(메이)를 사용한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아침밥을 안 먹는다」는 표현에서는 沒(메이)를 사용하지 않고, 不(뿌)를 쓴다.

 

강의실은 90분 수업(중국어), 10분 휴식, 90분 속강(일어)에도 배움의 열기로 가득찼다

 

■ 한국인이 가장 배우기 쉬운 외국어, 일본어

 

 일본어 전문가 정수미님은 “한국인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외국어는 일본어”라고 한다. 일본어의 거의 모든 발음을 우리는 할 수 있고, 일어는 우리말과 어순 또한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인은 우리말을 배우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일본어에 없는 발음이 우리는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어 학습의 목표는, 혼자서 일본 지도를 보며 황거 찾아보기, 미술관 찾아가기, 긴자역 부근 명소, 신주쿠역 명소 찾아가기, 하라주쿠역, 메이지신궁 등을 돌아볼 수 있도록 상황별 현지 일본어를 익히는 것이다.

 

일본어 전문가 정수미님의 강의

지하철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본어 연습 모습

 

■ 일본어의 2가지 문자 익히기

 

 일본어 글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는 흔히 일상적인 대화에 사용되는 문자이며, 후자는 외국어 표기나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표기할 때 사용한다. 수강생들은 일본어를 처음 배울 때 영어의 알파벳처럼 이 2가지 문자를 외웠던 기억들이 있다. 히라가나 문자에 영어식 발음기호가 붙어 있고, 그 발음기호를 따라 발음을 익혔던 것이다.

 

 중국어를 할 때 중국식 발음을 따라 하듯이 일본어도 일본 현지인들이 말하는 발음으로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예를 들어, パ라는 문자는 발음기호상으로 로 되어 있어 <파>라고 발음했지만, 일본인들은 <빠>로 발음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러면 <빠>로 말하면 된다. <가득>이라는 의미의 いっぱい를 <잇파이>로 발음할 수도 있고, <잇빠이>로 발음할 수도 있지만, 일본인들은 후자로 더 많이 쓰기 때문에 <잇빠이>로 발음하면 대화가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 것 같다.

 

 바로바로 쓰는 일본어를 익힐 때 일본어의 특징 중 하나인, 어휘가 간단하게 변화하는 패턴을 이해하는 것도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졸리다는 표현의 ねむ-い(네무이)는 ねむ-いですか?(네무이데스까/졸리세요), ねむくない(네무꾸나이/안 졸리다)식으로 연습해 보면서, 단어가 변화해 가는 일정한 패턴을 익히면 일본 현지에서의 대화에 있어 적용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발음을 설명하는 정수미강사

 

■ 가장 간단한 말도 입 트이는 게 중요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쓰미마센(すみません)과 아리가또우 고사이마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이다.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말들이다. 이렇게 간단한 말도 경우에 따라서는 입이 붙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쓰미마센>과 같은 표현은 우리말 직역대로 <미안합니다>라는 뜻도 있지만,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무엇을 요구하려고 부를 때도> 사용한다. <아리가또우 고사이마스>라는 표현도 짧게 <아리가또우>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잘 알고 있는, 간단한 표현도 평소에 자주 복습하면서 입이 자연스럽게 트일 수 있는 훈련을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어 발음에도 장음이 있어서 <쓰미마센>같은 단어에서 <센>은 조금 길게 발음한다.

 

바로바로 쓰는 외국어 수강생들

 

 외국어는 모국어가 아니라 외국인보다 더 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어만 나열해도 뜻은 통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정확한 소통이 안 될 수도 있다. 이왕 외국어를 배운다고 마음먹었으면, 정확 하게 배우려는 노력도 필요할 듯하다. 외국어 배우기에 많은 시간도 투자했고, 시행착오도 있었 있었지만, 50플러스세대에게 <바로바로 쓸 수 있는 상황별 외국어 익히기>는 또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