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체험 ]

                                                                                     황일주

건강코디네이터 직무교육 셋째날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에 현장학습을 가게 되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여러번 갈아타야하는 조금은 먼 거리였다. 체험관에 들어서자 넓은 로비와 밝은 미소로 맞이해 주시는 안내데스크 시니어 직원분이 인상에 남는다. 북까페에서 같이 활동할 선생님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다가 일정시간이 되어 생애체험을 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갔다.

억제대가있는 생애체험복을 입고 80세 노인의 조건과 유사한 상황에서 노인의삶을 체험하는 생애체험을 했다. 체험복을 하나하나 입을수록 더해지는 압박감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낙상사고로 목뼈가 골절돼 석달째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울컥 하기도했다. 휠체어에 앉아보기도하고, 경사진 길을 체험할 때는 사람을 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휠체어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여러 체험을 해보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백내장 체험이었다. 백내장 안경을 끼고 시각, 촉각, 감성체험을 할 때 눈앞이 뿌옇고 흐리게 보여서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녹내장 체험은 보이긴하나 시야가 좁아서 힘들었다. 백내장 안경을 낀 상태에서 평형체험을 하는데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되었다.

노인분들의 상황을 여러번 듣고 상상하는 것보다 노인의 신체 조건과 동일한 환경에 노출되는 체험을 해보니 노인분들의 불편함을 비슷하게나마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기에 생애 체험이 솔직히 호의적이진 않았는데 체험관을 다녀오니 젊은 사람들도 한번쯤은 체험해볼만한 가치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노인의 삶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즐겁고 편안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노인들의 신체적인 한계를 접하고나니 이 사회에서 노인들을 좀 더 배려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슬프지만 나 자신에게도 다가올 미래이고 눈과 귀가 어두워지고, 허리가 굽을 것이며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 것이기에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준비된 여유로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운동하고 독서도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