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공책                   2018       50+ 건강코디네이터 진창식

2018년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의 50+건강코디네이터사업단 오리엔테이션과 직무교육 첫 날이 49일 오전 10시에 허리우드 클래식 극장에서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의 주제가 노년의 나와 가족의 삶 이해하기였다.

교육 첫날 첫 시간은 올드 극장인 허리우드극장에서 영화감상이었다.

 

영화 제목은 엄마의 공책이다.

그 줄거리는 오랜 기간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따로 사는 애란(이주실)에게는 문학비평을 쓰며 대학 시간강사인 아들 규현(이종혁)과 집에서 아이들 과외강사를 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며느리(김성은)와 손자 손녀가 있고, 출가한 딸이 있다.

애란은 아들 규현에게 따뜻한 정을 표현 해주지 않는 어머니였고, 손자 손녀에게는 자상한 할머니였다.  

애란은 유기농 재료를 쓰며 타고난 손맛으로 맛있는 반찬거리를 만들었고, 그녀의 성품마저 깔끔하였기 때문에 그 반찬가게는 동네에서도 인기가 있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서 30년간 반찬가게를 하며 고생스럽게 아들과 딸을 키워서 다 결혼을 시킨 자랑스런 엄마인데 말 못할 비밀이 있는 듯 가끔 전화로 약속을 하곤 혼자서 말없이 춘천을 다녀오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엄마가 남과의 약속도 어기고. 반찬거리 야채상에게 재료비도 주지 않았는데 주었다 떼도 쓰고, 동네 신발가게에서 남자애 운동화도 훔쳐오고, 하나 둘 씩 이상한 행동을 하고 어느 날 간장을 퍼러 갔다가 간장독을 찾지 못해 헤매고, 비 오는 날 배회를 하곤하여 병원을 갔더니 치매라 한다.

엄마의 치매에 아들과 딸과 며느리는 서로 맡아 요양을 해주는데 의견이 나누어 다투기도 한다.

결국 증상이 심해지는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고 엄마의 집을 팔고 반찬가게를 처분하여 그중 오천만원을 대학에 기부하고 전임강사 자리를 신청하려고 한다.

그러는 중 이사를 하려다 장독대에서 집문서와 엄마의 오래 된 공책을 발견한다. 그 엄마의 공책에는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요리법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오래전 춘천에서 가족이 오리보트를 타다 물에 빠지자 작은 아들 규현을 구하려다 7살 난 큰아들을 잃어버린 큰 슬픔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그 슬픔을 혼자서 속으로 감내하여 속병을 앓았던 같다.

그러다 결국 치매가 왔다. 엄마는 자기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고 분노도 하였고, 자기의 오래된 깊은 슬픔 끝에 찾아 온 치매에 삶 자체가 매몰되어 세상과의 문을 닫고 삶에 대한 의지를 잃어 가고 있었다.

 

결국 규현은 엄마 집을 팔지 않고 대학 강사자리의 유혹을 물리치고, 엄마의 공책을 보며 요리를 배우며 동네 반찬가게를 자기가 이어가기로 한다.

양로원에서 엄마를 모시고 오며 엄마에게 평생 고통과 공포의 대상이었던 오리보트를 물에서 타지 않고 화물차 짐칸에 싣고 엄마랑 둘이서 타고 올 때는 참 즐거웠다.

즉 그런 방법으로 엄마의 깊은 슬픔을 이해하며 공감 하려 하였다.

 

규현아 내가 너를 미워한게 아니라, 나 자신이 미웠던거야

나의 보물은 너란다라는 대사는 눈물이 나게 한다.

엄마가 정신이 맑을 때는 같이 대화를 하며 엄마 특유의 반찬 솜씨를 배우며 엄마의 존재감을 발현 시켜주며 가족의 사랑으로 엄마를 껴안게 되었다는 감동적 이야기이다.

최근 들어서 오전에 영화를 보며 이렇게 울어 보기는 처음이었다.

 

치매관련 교육 첫 시간을 이 영화 감상으로 진행한 도심권 50+센터의 선택이 좋았다.

직무교육의 시작을 인지적이나 이론적 배경으로 시작 한 게 아니라 정서적 감동과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하니, 우리가 치매 경도 대상자들을 대할 때, 우선 따뜻한 마음과 공감의 자세로 대하겠다는 결심이 서게 되었다. 좋은 영화 선정에 거듭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