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이 맛이야! 오빠가 어릴 때 먹었던 그 주먹밥"

이 장면에서, 아차, 그렇구나! 순간 멍한 느낌이 들었어요.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그 맛이 어린 딸이 그렇게 찾고 찾았던 할머니가  손녀의 입맛을 맞추어 만들어 주셨던 소율이 주먹밥이란 것을. 우리는 언제부터 이 사랑의 맛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가!

"언제부터 내 생각했다고,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해"

 이 대사를 들으면서 영화 속의 주인공 모습 위로 친정엄마의 얼굴이 겹쳐지는 것은 왜 일까? 고통과 슬픔, 사랑으로 엮어낸 그늘 안에서 저희들은 그 사랑의 맛을 잊고 각자 잘난 맛에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남편의 맛, 아들, 딸, 손녀의 맛이 들어있는 엄마의 공책을 보면서 울컥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뜨거움을! 당신이 알아서 사시는 그  보물 속의 희망과 눈물, 절망의 맛에 이제야 엄마만을 위한 그 맛을 만들어 드릴 때가 된 것 같아요.

인생의 소중했던 삶을 하나씩 정리해야 하는 시간들을 당신 홀로 외롭게 지우게 할 수는 없어요. 당신의 맛을 먹고 살아온 가족애의 지우개로 행복의 맛을 천천히 음미하시며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가 보고 싶어요. 이 미소는 훗날 그리움이 되겠지요.  엄마, 너무 늦지 않았는지요!

-도심권50+건강코디네이터 직무교육 오리엔테이션으로 노년의 삶과 가족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 관람한 "엄마의 공책" 영화의 주제 '치매'는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하며, 개인의 일이 아닌 이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당면한 과제임을 새삼 느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면서 결코 이 사실을 방관할 수 없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노년의 인지기능 저하와 신체 변화를 알아 볼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을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나의 부모, 나의 노후가 외로움과 절망이 아닌 존중과 사랑으로 가는 길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코디네이터 김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