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학교 2학기]

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인생교실 제 2강

일시 : 2018. 5. 8(화) 14:00~ 17:00 

장소 : 관악산 도란도란이야기길

주제 : 생명 -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

강사 : 소곰선생 이여송

 

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숲 속 인생교실 제 2강은

관악산 도란도란이야기 길에서

뜻깊은날인 5월 8일(어버이날) 시작되었습니다.

 

 

관악산 공원 입구에서 첫 번째로 우릴 반겨준 나무는

가난한 시절 이 나무에 핀 꽃을 바라보며 하얀 쌀밥을 떠올렸다는 '이팝나무'입니다.

박정희대통령 생가를 향하는 길목에 심어진 이팝나무,

박근혜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념식수로 첫 번째 심은 나무 이팝나무,

이명박대통령이 청계천을 복원하며 심은 나무 이팝나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세 분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나무인 이팝나무가 여름을 알리는 흰 꽃을 하얗게 피워냈습니다.

향기도 일품입니다.

 

 

애벌레의 리틀포레스트는 어디일까요?

돌돌 말려있는 나뭇잎 좀 보세요~~

숲의 나뭇잎이 연두에서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이즈음

애벌레들에게는 더 없이 훌륭한 밥상이며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태리포플라]

 

 

전국의 하천 및 민가 주위에 많이 식재된 버드나무과의 '이태리포플라'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들여왔기 때문에 이태리포플라 라고 부릅니다.)

생장이 매우 빠른 속성수인데요,

잎몸, 잎자루, 잎맥으로 나눌 수 있는 '잎'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잎자루의 길이가 잎의 길이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길어서 바람에 잘 흔들림으로써

효율적인 광합성을 할 수 있고 그로인해 충분한 양분을 만들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양분이 충분하니 빨리 자랄 수 밖에요....

 

 

관악산과 삼성산을 사이에 둔 서울대학교캠퍼스 둘레로 펼쳐진 도란도란이야기길,

오늘 숲속여행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세 장으로 갈라진 담쟁이덩굴 잎]

 

[두 장으로 갈라진 담쟁이 덩굴 잎]

 

[한 장인 담쟁이덩굴 잎]

맨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담쟁이덩굴은

큰나무들로 인해 가려진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나뭇잎의 수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선의 길이는 면적에 비례하기 때문에 여러갈래로 갈라질 수록 광합성에 유리한 것이죠.

담쟁이 덩굴 하나도 허투로 볼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다리면 잠자리가 앉는다]  장 기 숙

시인 장기숙 선생님~ 나오셔서 詩 낭송 부탁드립니다.

(재주도 많으셔요.. ㅎㅎㅎ)

 

 

산책나온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숲에서 만나는 인생교실 선생님들이 도란도란이야기길로 향하고 계십니다.

 

 

 

담쟁이덩굴의 삶을 들여다 보고

꿈틀꿈틀 애벌레의 삶도 들여다보는 생태적인 삶이야 말로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참나무)들의 수분은 소나무처럼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6형제(신갈 ,떡갈, 갈참, 굴참, 졸참, 상수리)에 머무르지 않고

20여종에 이를정도로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참나무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사람 가슴 높이 정도에 있는 상수리나무의 상처 보이시나요?

농경사회였던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농사가 힘들었습니다.

흉년으로 힘들어하는 농부들을 마을 뒷산에서 바라본 참나무는 바람을 이용해 도토리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도토리를 주워 묵이라도 쒀 먹으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도토리의 이러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인간의 욕심은 하나 남은 도토리마저 모조리 떨어뜨릴 요량으로 돌을 집어들어 내리쳤습니다.

위기를 느낀 참나무는 더 많은 자손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몸부림 치게 되고요.

 

마을의 지도(地圖)가 된

상수리나무의 상처를 온 마음을 다해 보듬어 주세요.

이렇게 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았을까요? 

 

사람이 힘들면 나무들도 많이 아팠습니다. 

 

 

노란 애기똥풀이 반겨주는 숲길을 지나고

때죽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꽃봉오리도 만난다음 계단을 한참이나 올랐습니다.

그러고는 이 나무를 만났습니다.  '개옻나무'입니다

연산군의 어머니인 폐비윤씨가 성종의 용안에 생채기를 낸 사건 모두들 아시지요?

옻나무에 생채기를 내서 옻을 채취하는 것을 '트집 잡는다'라고 하고요,

살아있는 나무에 트집을 잡는다 하여  '생트집'이라고 합니다.

민감한 피부를 가진 분들은 개옻나무에서도 옻이 오를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부부금슬 좋아지는 스트레칭을 함께 배워본 다음,

나뭇가지, 돌멩이, 나뭇잎을 하나씩 준비한 뒤, 자연물 가위 바위 보! 인사를 해보았습니다.

같은 걸 냈을 경우~

나뭇가지면 "반갑습니다" - 악수하기 -

나뭇잎은 "사랑합니다" - 가볍게 포옹하기 - 

돌멩이는 "행복하세요" - 눈 맞추기 -

서로 다른 걸 내면 "안녕히 가세요!" - 허리숙여 인사하기 - 

자연물을 이용한 인사나누기 놀이를 하고나니

숲 속 인생교실 선생님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퀘렌시아[querencia]'

스페인 하면 투우 경기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요?

투우장 한쪽에는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구역이 있답니다.

투우사와 싸우다가 지친 소는 자신이 정한 그 장소로 가서 숨을 고르며 힘을 모읍니다.

기운을 되찾아 계속 싸우기 위해서지요.

그곳에 있으면 소는 더이상 두렵지가 않습니다.

소만 아는 그 자리를 스페인어로 퀘렌시아 라고 부릅니다.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인 퀘렌시아는 회복의 장소입니다.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

힘들고 지칠 때 기운을 얻는 곳,

본연의 자기 자신에 가장 가까워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관악산 연주대가 보이는 숲속 인생교실의 퀘렌시아에서

따뜻한 차를 나누었고,

어버이날을 맞아 가슴을 적시는 노래(최백호의 애비)한 곡도 나누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건......

 

 

 

서로의 등을 기대고 앉으니 어떠세요? 편안하신가요?

상대의 온기가 느껴져 뜨거우면서도 편안함을 느끼실겁니다.

 

 

 

숲 공부를 시작한 지 9년차 되었는데요,

이 시를 접하며 나무 뒤의 나무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기에 기대어 선 나무,

구부러지며 바위에 기대어 자라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숲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숲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숲이 나에게 들어오게 만드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우리 움직이는 생명들은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들에게 의존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고,

다른 생명체들의 죽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빛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나'를 가만히 가두지 마시고 오늘처럼 걷고 움직이며 살아가야 합니다.

 

6개월간 돼지를 함께 키우며

생명체의 소중함과 책임의식을 동시에 배운 초등학생친구들의 생명프로젝트가

시사하는 생명의 존중을 우리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을 알리는 팥배나무의 하얀 꽃]

 

 

 

손을 잡은 짝꿍을 믿고 한발 한발 내 딛으며  

숲이

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오는 특별한 체험을 하였습니다.

'마법의 숲'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숲의 울창함은 식물의 활동이 눈부심을 의미합니다.

가지마다 풍성하게 달리는 잎들은 나무의 생산성을 나타내주기도 하지만

또한 숲의 다른 생명들에게 커다란 축복입니다.

다 자란 성목에는 대략 20만장정도의 나뭇잎이 달리는데 그 양은 축구장 절반을 덮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랍니다.

그 어마어마한 양의 나뭇잎을 여기 10장으로 축약해서 나뭇잎이 하는 역할을 살펴보면,

열장 중 두 장은 자신의 성장에 쓰입니다.  또 다른 두 장은 꽃과 씨앗을 만드는데 쓰이고,

다른 두 장은 자신을 지키기위한 물질을 만드는데 쓰입니다. 또 다른 두 장은 스스로에게 저장되는 몫(저축)이고요.

그럼, 나머지 두 장은 어디에 쓰일까요?

이 두 장은 숲의 다른 생물들을 위한 것입니다.

두 장의 잎을 먹는 애벌레, 애벌레를 먹는 새, 새를 먹는 짐승 등

숲의 생태계는 이렇게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숲은 모든 생명을 키웁니다.

 

 

[네 소원을 말해봐!]

 

 

[벚나무 잎자루에 돋아는 꿀샘(花外蜜腺=꽃밖꿀샘)]

잎에도 꿀샘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벚꽃이 지고 나면 벚나무 잎자루에는 꿀샘이 돋아납니다.

꽃 속에만 꿀을 숨겨둔 것이 아니었어요.

수분을 돕는 벌을 위한 꽃 꿀과, 해충을 쫒아줄 개미를 위한 꿀샘(하외밀선)을 만들어

자신을 지켜나가고 있었습니다.

식물의 세계는 알아갈수록 신비롭습니다.

 

 

[버찌가 보내는 신호등]

아직은 초록신호등입니다.  지나가세요^^

 

 

 

 

[짝꿍에게 전해 줄 선물을 준비하며 얼마나 행복하셨을까~]

 

 

[존중과 존경의 꽃말을 가진 백장미]

 

 

어버이날을 맞아 따뜻한 차 한잔과 장미 한송이를 선물로 준비하였습니다.

오늘,

인생교실 함께 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늘 좋은 일 많이 생기는 하루하루 되시길 소망합니다.

-소곰선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