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문화학교]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여행'

제 3강 _ 태릉 백세길

강사 : 소곰선생 이여송 (산림교육전문가)

주제 : 뿌리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가을여행을 함께하시는 선생님들 한 분 한 분 모두 박물관이십니다.
오늘은 노원구에 위치한 [태릉 백세길]로 아름다운 여행 시작해 보려합니다. 
'저기 걸어간다. 훗날 한 권의 책이 될 사람'

 

 

 

 

"어서오세요~ 가을여행 선생님들"
오늘의 여행지는 제 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대학 숲'으로 선정되어 우수상을 수상한
삼육대학교 숲에 위치한 [태릉 백세길]입니다.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 길은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극상수종인 서어나무 군집을 볼 수 있고, 신갈나무, 갈참나무, 팥배나무, 리기다소나무 군집 등 다양한 산림생태계가 잘 형성된 곳이기도 합니다. 생태.경관 보전지역 내 중심부에 "제명호" 라는 인공호수도 아주 멋집니다.
 
 
가을여행 3강에서 처음 만난 친구는 삼육대정문 밖에 경계목으로 심어진 '쥐똥나무'와 '주목'입니다.
그런데, 쥐똥을 본적이 없어서리~~ㅋ
'쥐똥나무' 까만열매의 비밀은 갈색낙엽과의 보색이고,

 

구과의 열매가 대부분인 침엽수 중 빨간과육으로 씨앗을 보호하고 있는 '주목'은 오랜 진화과정으로
인한 효율적인 씨앗보호와 새들을 이용한 발아율을 높이기 위함으로 보여집니다.
 
 
배움의 전당인 이 곳 삼육대학교에서
인간박물관 열여덟분과 함께 가을여행 3강 시작합니다.
'저기 걸어간다. 훗날 한 권의 책이 될 사람'
 
 
참나무가 선물한 도토리는
어른들의 마음도 금새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법을 가졌습니다.
주어진 미션만큼만 주우시면 되는데~~~~~ㅎㅎ
 
 
조선 500년동안 '잡목'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참나무 중  '갈참나무'앞에 잠시 머무릅니다.
소나무 그늘에서 숨죽이며 성장을 꿈꾸었던 참나무는 키 경쟁하던 소나무들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소나무들을 높은 바위틈으로 밀어내고 새 세상인 참나무 나라를 세우는 중입니다.
 
나무는 움직일 수 없는 이유때문에 살아가는 거주지가 한정됩니다.
이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은 나무들이 갖는 약점이지만 그로 인한 나무들의 진화는 동물들이 범접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다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나무들은 연평균 온도와 토양 바람의 세기 등에 따라서 자기들이 살아갈 곳이 정해지는데, 참나무들은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 전국에 걸쳐 자라지요. 특히 이 갈참나무는 굉장히 글로벌한 친구입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생활력이 강해서 우리나라 어디서나 쉽게 만나게 되는 자생력이 강한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나무들이 임금님 앞에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이 나무는 '무엇으로 임금님 마음에 들까' 고민하다 안절부절 왔다갔다 하는겁니다.
그러다 임금님 눈에 자꾸만 거슬리고 말지요.
"야, 너, 거기 서!" "너 좀 가만히 서~어! 있지 못할까?" 해서 서어나무가 되었다는 말이 전해지는
근육질 몸매 [서어나무]입니다.
 
오래된 숲이 적은 우리나라는 소나무가 산 정상 바위끝까지 쫓겨난 것까지는 보았어도 극악스럽던 참나무 이후의 숲속세상은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광릉수목원이나 불암산 생태보전지역, 백두대간(속리산)일부지역에서는 서어나무 군락이 우점종인 극상림의 숲이 존재합니다.
 
 
 

나무는 삶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2강 안산숲에서 배운 줄기에 대해 다시 복습하자면, 

줄기는 나무를 지탱하고 물을 빨아들이고 양분을 끌어내리는 일을 끊임없이 하면서 우리들에게 목재라는 아주 좋은 건축재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나무는 수직으로 자라면서 수평으로도 자랍니다. 수고생장과 부피생장을 하는 이유는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삶의 균형입니다. 더불어 사는 것이지요.

 

오늘은 우선 내 몸의 균형은 어떤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는데요~

+(플러스)위에서 눈을 감고 50번 제자리 걷기를 한 뒤 자기 위치를 파악합니다.

균형감각에 이상징후 발견하신 많은 선생님들~

알려드린 처방법대로 실천하시기를........

 

 
 

우리는 지금

제 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대학 숲"으로 선정되어 우수상을 수상한 삼육대 숲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Don't touch me}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의 단체가 수여하는 제 6회 풀꽃상을 수상한 [물봉선]입니다.

한 해만 살다가 사라지는 선혈처럼 붉은 물봉선의 소박하지만 완벽한 아름다움과

느끼게는 할망정 다가가면 꽃씨를 스스로 터뜨려버리는 고집, 그리고 그 고집으로 생긴 '나를 건드리지 말아요'라는 꽃 말이 무엇이든 건드려 재화를 낳고야 마는 우리에게 엄혹한 반성을 촉구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우주가 보이시지요?
가을에 피어나는 야생화들은 곤충활동이 제한적이여서 곤충의 눈에 잘 띄도록 특별한 전략을 세우는데요~ 보라색 계통의 색으로 꽃 피우거나, 안전한 꽃가루 받이를 위해 긴통으로 된 꽃을 피우고, 또 하나의 꽃대에 무수히 많은 꽃들을(두상화서) 일시에 피워내기도 합니다.
꽃가루 받이를 도와주는 새나 곤충을 유인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해온 가을 야생화들의 꽃 잔치가 적당한 햇살과 함께 요즘 한창입니다. 
 
 
 

 

가을단풍이 아직 산자락까지 내려오지 않은 10월 초중순경부터 붉음을 자랑하는 [붉나무]입니다.

단풍이 드는 여러 나무 중에서 유독 붉나무만을 골라 붉음을 뜻하는 '붉'자를 붙여줄 만큼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9~13개씩 작은 잎을 달고 있는 잎 대궁에 좁은 날개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인 붉나무 잎에

'이부자진딧물'이라는 종류의 벌레집이 보이시나요?

이 벌레집안에는 약 1만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있는데요, 이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아서 건조한 것을 '오배자'라고 부릅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오배자는 "폐에 풍독이 있어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낳게 하고 다섯 가지 치질로 하혈이 멋지 않는 것, 어린아이의 얼굴과 코에 생긴 감창,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낫게 한다"라고 씌여있습니다. 옻나무나 개옻나무와 모양새가 비슷한 붉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데요~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옻이 오르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을여행선생님들은 지금쯤은 붉나무정도는 금방 구분하실테니 걱정없습니다. 그쵸?

 

 

 
 

우리나라 산야에 봄이 오고 있음을 온도감지 센터가 감지하여 이른 봄 가장 먼저 샛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입니다. 
특이하게도 생강나무는 하트모양과 공룡발자국모양의 두 종류 잎을 내미는데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단풍도 생명을 시작했던 노란 꽃처럼 노란 단풍으로 마감합니다.

생강나무이야기는 마지막 8강 춘천실레이야기길에서 다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제명정'에서 바라 본 '제명호'

 

 

 

 

 

 

 

 

 

제명호 맞은편 숲에는

삼육대 부속유치원 친구들이 매일 매일 노니는 숲속놀이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따라 삼육대부속유치원생 친구들이 많이 부럽습니다. ㅎ

 

 

 

 

 

 

 

 

 

 

숲속놀이터 옆에 위치한 이곳은,

동국대 생태계연구소에서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에 - 고정 조사구 - 를 설치해 관찰 조사중인곳인데요~

태릉 강릉과 함께 4백년간 보존된 삼육대 숲을 자연숲이라고 보았을 때 서어나무가 정말 극상림 수종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예로 보여집니다.

쓰러진 나무로 인해 숲에 틈이 생기면 햇빛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먼저 나오고 그 친구들이 자라면서 햇빛이 다시 차단되면 양수성을 띠는 친구들은 사라지고 음수성을 띤 친구들이 남게 되지요. 그 친구들은 서어나무만이 남는게 아니라 참나무도 음수성을 띠기 때문에 같이 남아 혼효림을 이루고 살아갈 것입니다. 다시말해 서어나무가 극상림이라기 보다는 음수성이라서 그늘에서도 잘 견디기 때문에 여러음수성 나무들과 다를바 없어 서어나무가 정말 극상림 수종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수백년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뿌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모둠별 나무사진 퍼즐을 완성하셨으면 각 나무들의 뿌리를 표현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와~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을 다시 걷는 느낌입니다. 훌륭하세요~~

 

 

 

 

땅 위에도 땅 아래에도 한 그루의 소나무 혼인목이 자리하고 있었군요^^

대박!!!

 

 

 

 

 

 

 

용문산 은행나무의 위엄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아주 멋져요!!

 

나무의 뿌리는 생장이 가장 먼저 시작하여 가장 늦게 까지 이루어집니다.

뿌리 생장이 줄기의 생장정지 시기와 관계없이 가을 늦게 까지 계속되는 이유는 줄기가 신장생장을 정지한다 하더라도 잎이 붙어 있는 한 광합성이 계속되어 탄수화물이 뿌리로 이동하여 뿌리가 자라기 때문입니다. 더 높이 뻗는 동시에 더 깊이 파고 드는 것, 그렇게 해서 나무들은 햇빛과 물을 향한 경기에서 4억년 이상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깊이 있는 체험이었습니다.

우리를 지탱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걷는 다는 것은 대개 자신을 한 곳에 집중하기 위하여 애돌아 가는 것을 뜻합니다.

많이 걸으세요^^

 

 

 

 

 

 

 

 

 

 
 

 

 

걷기 좋은 길로 지정된 서울시 테마산책길 [태릉 백세길]을 걷다보니 불암산둘레길과 연결됩니다.

509.6m의 불암산 정상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찰칵!!

(신선생님은 언제쯤 미소 지어 주실라나~ㅠㅠ)

 

 

 

 

 

 

 

 

 

 

 

불암산 바위는 주로 쥐라기 때 만들어진 흑운모화강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위는 풍화(Rock Weathering)작용 등으로 암석이 잘게 부서져 흙이 되기도 하지만, 특히 큰 나무의 뿌리는 암석의 절리나 성층면을 따라 들어가면서 틈을 넓히기도 합니다. 딱딱하고 건조한 바위에 처음엔 이끼와 같은 식물이 생겨나 나무나 풀이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이 만들어 주고 거기에 씨앗이 날아와 싹이 트고 식물이 자라게 되는 것이지요. 가냘프게 보이는 어린 식물의 뿌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위를 쪼개고 갈라지게 하여 결국 흙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나무도 흙이라는 가슴을 떠나 살 수 없듯이 우리도 따뜻한 사랑을 안을 수 있게 가슴의 넓이 만큼 커다란 흙가슴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건 어떻까요?

 

 

 

 

 

 

 

북미 원산 잎이 3장인 소나무 [리기다소나무]입니다.

줄기(wood)에 잎이(도장지)많이 나와 있는데요, 이는 원산지인 북미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환경에 적응하며 나타나는 부적응현상입니다. 줄기에 잎이 많이 나오면 나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표현이지요.

나무도 종류에 따라 아프다는 표현을 각기 다르게 하는데~

잠아에서 새순이 돋아난다거나, 조기에 낙엽이나 과실이 떨어 진다거나, 솔방울을 많이 맺는다거나 잎의 왜소화와 황화현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다 더이상 방법이 없을 때는 죽음으로서 표현하겠지요.

 

 

 

 

 

 

 

 

 

 

오늘 여행 시작하시면서

우리나라 남여 평균수명에서 본인의 나이를 뺀 숫자만큼의 도토리 주우셨었지요?

서른 네개, 스물 다섯개, 열 일곱개,,,

그 숫자에서 아프거나 활동적이지 못한 삶을 10년으로 보고요, 열개를 더 빼 보겠습니다.

갑자기 울컥해집니다.

미래를 기억해 보는 이유는 미래의 시점에서 지금을 바라볼 때 아쉬워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지금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더 배분하기 위함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나중에 하지 말고, 지금 해요! 우리...

 

 

 

 

 

 

 

 

 

 

 

 

 

 

 

 

 

 

 

 

 

 

 

 

 

 -도토리 두알-
 
 박노해

 

 산길에서 주워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 숲으로 힘 껏 던져주었다

 울지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가을여행 제 3강(태릉 백세길) 에필로그]

 

나뭇잎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이 아름다운 백세길의 가을이었어요.

넉넉한 명절 뜻깊게 잘 보내시고 담시간에 뵈어요~^^

 

여기에 보이는 것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오늘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해주신 소곰선생님 감사합니다.

또한 같이 하여 더 많이 볼 수 있게 해주신 선생님들 모두에게도 감사합니다.

추석

쟁반같이 큰달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시길~~

 

숲요일 두분선생님께 감사드리고 함께 가을여행 맺은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리며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명절 되셔요~

 

[달빛기도]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이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 2017. 9. 29(금) 태릉 백세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