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숲에서 만나는 숲속 인생교실]

 2018. 3. 6(화) 오후 1시 ~ 4시

 제 1강   백사실 계곡 숲

 주  제 :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

 강  사 :  소곰선생 이 여 송

 

각자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을 이룬 것입니다.

숲 속 인생교실의 첫 번째 숲을 이루어 주실 스물다섯분의 선생님들 어서오세요^^

 

봄을 알리는 목련의 압축파일 (꽃눈, 잎눈)을 먼저 만난다음~

백사실계곡의 아담한 동산에 모두 모였습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의 여파 때문일까요?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일이 지난해에 비해 20여일이나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경칩^^

개구리 한 번 깨워볼까요?

 

 

큰 돌 하나, 작은 돌 하나를 맞대고 비벼보니

영락없는 개구리울음소리입니다. ㅎ

~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

 

 

소나무 숲으로 향하는 발걸음,

 

코르크층이 발달해서 푹신푹신한 굴참나무(수피),

 

수피는 나무의 종을 구분하는 훌륭한 표식입니다.

소나무와 참나무는 서로 다른 생태적 습성 때문에 같이 살기는 힘들지만

어느 것이 바람직하고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둘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원이며 나아가 숲의 귀중한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나무 한그루, 작은 돌멩이 하나, 나뭇가지 하나,

숲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아까시나무와 참나무의 뱅뱅돌아 木

 

숲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들즈음

독특한 모양으로 공존의 길을 택한 나무를 만났습니다.

햇빛을 한 줌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나무들은 잎이 피는 시기를 달리하고 몸을 뒤틀기도 합니다.

덩굴성나무들이 나무를 감고 올라가면서 다른 나무의 살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생명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과 번식'입니다.

남을 살리기 위해 함부로 양보하지 않습니다.

최우선은 자기 자신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숲이라는 공간이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기꺼이 버리는 순애보적 사랑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입니다.

어느 생명도 삶을 포기하거나 희생하지 않거든요.

숲이건 사람 사는 곳이건 부딪힘과 경쟁이 있을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공존의 길]을 택합니다.

[서로 줄기를 감던지(뱅뱅돌아 木) 아니면 살을 합치는 (연리목)]

공유와 배려야말로 최선의 해결책이자 경쟁력이라는 것을

나무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에 잎이 떨어진 자리(엽흔)와 겨울눈을 차분히 그리고 자세히

관찰해보았습니다.

다양한 감정을 지닌 사람의 온갖 표정을 볼 수 있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동물들의 얼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소함이 주는 기쁨이 우리의 마음을 한층 즐겁게 해 줍니다.

 

그런다음~ 우리를 집중하게 만들었던,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규칙이나 규정에 따르지 않고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정한 내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었던 나뭇가지 놀이, 기억나시지요?

 

 

 

 

작은 숲길을 조용히 걷다가 걸음을 멈추고

1분간 새소리를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오로지 새들의 언어에 집중했던 짧은 1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후기를 남겨주신 선생님이 계셨었고,

"냉동실에 있던 땅콩을 꺼내며 새들에게 주었던 맛있는 땅콩이 생각난다"는

이야기를 전해오신 선생님도 계셨었지요.

숲길을 걷다가 춥고 건조한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새들에게 보낸 

작은 실천으로 우리는 한동안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늘 우리곁에 사시사철 가까이 있었던 소나무, 잣나무를

봄에는 꽃 구경하느라,

여름에는 초록의 싱그러움에 가려,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에 마음을 뺏겨,

겨울에는 흰 눈 보느라,,,,,  소중한 줄 몰랐었지말입니다.

우리에게 한결 같은 소나무처럼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해요. 우리.

 

 

소나무, 잣나무

이제는 먼 발치에서 바라보아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쵸?

 

삶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나무가 늙어서도 아름다운 이유는 아무리 어려운 여건에서도

햇살 한 가닥만 있으면 새 잎을 내고,

이슬 한 방울만 있어도 뿌리는 뻗기 때문일것입니다.

나무가 고목이 되어가는 것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연륜이 쌓이는 것입니다.

나무는 늙을 수록 스스로 더 아름다워지고 더 많은 아름다움을

불러 모읍니다.

새들을 불러 모으고, 수많은 동물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고 사람도 불러 들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죽어서는 수많은 곤충들의 먹이가 되어주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마지막으로 땅과 만나 땅을 비옥하게 해서 후손을 키워냅니다.

 

백사실 계곡 숲의 전설`

밤나무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나무할머니? 구멍은 왜 생겼어요?

응, 그건, 300년전에 너무 추운 바람이 불어와서 가지가 부러졌었어. 

그 때 생긴거야.

 

나무할머니? 가지는 왜 짤렸어요?

상처난 가지를 안자르면 더 아플까봐 잘라낸거야.

 

나무할머니? 열매를 줘서 고마워요.

 

나무할머니?

옛말에 큰 나무 밑에 있는 나무는 살지 못하고

큰 사람 아래에는 성공한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큰 나무 아래는 늘 그늘이 져서 다른 나무들이 살기가 어려워 그런거고,

큰 사람은 품고 있는 마음도 넉넉해서 그런 말이 생겨난걸거야.

 

 

 

휴식시간을 갖고

백석동천을 향해 걷던 중 생명의 비오톱 돌탑을 만났습니다.

 

농부가 밭을 갈면

새들이 날아와서 흙에서 튀어나온 지렁이를 비롯한 수많은 벌레들을

잡아 먹습니다.

농부는 새들에게 먹이를 주려고 쟁기로 밭을 간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렇듯

의도하지 않은 농부의 쟁기질로 인해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이 제공되어 진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유연한 '삶'이겠습니까?

 

여기 돌탑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나가던 나그네가 놓았던 첫 돌이 이렇게 커다란 돌탑이 되었고,

이 돌탑은 마법처럼 작은 곤충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면서

생색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멋지게 살아 가는 방법은 많습니다.

이제는

유연한 삶을 살아갈 때입니다.

 

 

소나무 숲을 걷다보면 자주 발견되는 모습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일제가 송탄유(松炭)를 채취한 흔적이지요.

'200주의 송탄유는 비행기 1대를 1시간 뜨게 한다' 라는 슬로건을 강행했던

것입니다.

일제가 송탄유를 얻는 방식은 두가지였습니다.

소나무에 V자로 상처를 내 나온 송진을 받아 끓여 기름을 만드는 방법과,

송진이 엉긴 소나무 가지나 옹이 또는 소나무 뿌리를 가마에서 열을 가해

얻는 방식이었지요.

하지만, 일부지역에서는

해방 이후에도 송진을 채취한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안면도는 1970년대 초에 일당을 받고 많이 채취 했다는 사례)

국립산림과학원과 산림청은

송진채취된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하고 피해 소나무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 보호할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상수리나무의 상처

 

뒷모습에 이렇게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람이 힘들면 나무도 많이 아팠습니다.

 

 

백악은 세 개의 수려한 골짜기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하나는,

백악의 서쪽 사면을 흘러내려 경복궁의 오른쪽으로 휘감아 흐르는 백석동천

둘,

백악의 동쪽 사면을 흘러 내려와 경복궁의 왼쪽을 휘감아 흐르는 삼청동천

셋,

도성밖인 백악의 북서쪽 사면을 흐르는 백석동천

백운동천과 삼청동천은 도성안의 청계천으로 흐르고

백석동천은 도성밖 홍제천으로 흘러듭니다.

 

 

백사실계곡의 겨울과 초봄

 

백사실 계곡의 여름

 

백사실 계곡의 가을

 

참나무를 통과한 바람소리와 소나무를 통과한 바람소리,

두 나무의 생태적 불협화음이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고 위로해줍니다.

 

좋은 인연으로 시작된

숲속여행은

화요일마다 계속됩니다.

 

다음주는 북한산구름정원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