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문화학교]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여행'

제 5강 _ 인왕산 성곽길

강사 : 소곰선생 이여송 (산림교육전문가)

주제 : 산

 

 

 

[빅토르 위고]가

가을에 유럽을 기차로 여행하면서 바라 본 바깥풍경은

노랑색이 이어지는 한 줄의 풍경이었다고 하죠.

그때는 기차가 아마도 시속 25km정도 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국의 모든 고속도로 덕분에 사람들이 바깥풍경에 눈을 돌릴 틈이 없어졌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오늘은 '산'이라는 주제로 천천히 산을 오르며 든든한 산이 되어 보기로 합니다.

 

 

 

 

 

'단풍'은 자연의 은밀한 작업입니다.

작업의 속도도 하루하루가 다른 요즘이구요~

가을 숲이 만들어내는 형형색색의 빛깔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 현란한 변신을 조용히 음미하는 것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해보며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가을여행 제 5강_ 인왕산 성곽길로 출발합니다. 

 

 

붉은 열매가 탐스럽고 아름다운 '피라칸타스'입니다.

가지에 가시가 있어 울타리나 경계목으로 이만한 나무가 없지요.

겨울이 될 때까지 지나가는 나그네(새)들에게 충분한 먹거리를 선물할 고마운 친구입니다.

 

 

 

 

 

오늘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딱! 죽겠다 싶을 때 평지가 나타날테니 너무 걱정은 마셔요~~ 

 

 

 

 

 

 

 

 

 

 

 

소곰선생 : 여기만 오르면 오늘 올라야 할 오르막 80% 오르신겁니다.

김_ _선생님 : 그짓말... 안 속을랍니다. ㅋㅋㅋ

 

아이고, 죽겠지말입니다. ㅠ

 

 

 

 

 

 

 

'은행나무 암그루'

 

 

 

 

'은행나무 수그루'

가지의 뻗음에서 암 수 구분이 되셨는지요?

 

우리나라 가로수 중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나무입니다.

내 집앞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을

그냥 조용히 쓸어낼 것인지,

궁시렁 거리며 쓸어낼 것인지,  

쓸어내지도 않으면서 욕만 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최근에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어린은행나무도 암 수 구분이 가능해졌다고 하니

참으로 고마운일입니다.

 

 

 

 

 

본격적인 인왕산 성곽길에 오르기 앞서 인왕산에 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본래 인왕산은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 하여 서산(西山)이라 불렸고

세종 때 집현전 학사들의 제안으로 인왕산(仁王山:어진 임금의 산)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총독부는 조선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위해 인왕산(仁旺山)으로 바꾸었고,

1995년에야 본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인왕산(仁王山)의 王자를 旺자로 바꾼것은 조선왕을 누른다는 의미에서 

王자 앞에 日자를 붙인 것이죠. (창지개명)

 

인왕산 자락(한양 북부 준수방, 지금의 통인동 일대)에서 태어난 세종대왕은 어진 임금으로

조선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세종대왕과 종로는 여러모로 인연이 깊습니다.

 

 

 

 

 

 

상형문자인 산 모양이 자 뿐만아니라,

임금 자도 되고, 어진임금의 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한자(상형문자)로 풀어보는 인왕산이야기를 '적자생존' 실천중인 김_ _ 선생님 ㅎ

 

 

 

 

 

 

 

 

 

 

 

 

 

어릴적 시골 집집마다 감나무 1~2그루는 있었었지요?

오늘은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 못지 않게 맛있게 익어가는 훌륭한 감나무에 대해 알아봅니다.

 

우선 다양한 감의 이름부터 살펴볼까요?

푸르딩딩 덜 익어 떫디 떫은 맛에 목 넘김이 고통스러운 땡감,

나무에 달린 채 발갛게 익은 홍시,

덜 익은 것을 따서 익힌 연시,

땡감 껍질을 벗겨내고 쫀득하게 말린 건시인 곶감,

원인 모르게 떨어져 버리자니 아깝고 깨지거나 모양이 변해 연시를 만들기도 힘든 것을

잘 씻은 후 얇게 썰어 햇볕에 말렸다가 추운 겨울에 그대로 또는 떡에 넣어 맛나게 먹는 편시,

미지근한 물에 구멍을 숭숭 낸 땡감을 넣어 단감처럼 삭혀 먹는 침시 등

우리들의 심심한 입을 달래주는 친구같은 감의 이름이 이렇게도 많을 줄이야~

(내시, 여시 도 있습니다만 ㅎㅎㅎㅎ)

 

 

감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감나무의 문무충효절(文武忠孝節)을 아시는지요?

문(文)-감잎은 넓어 선비들이 글을 적을 수 있었고,

무(武)-감나무 줄기는 단단하여 화살촉 재료가 되었고,

충(忠)-감은 겉색과 속색이 같아 신하로서의 충을 논할 수 있었고,

효(孝)-이가 없는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으며,

절(節)-늦가을 서리가 내릴 때까지 매달려 있어 '문무충효절'이라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문무충효절 중, 文과 孝를 직접 체험해보려고 합니다.

文(편지)은 사랑의 편지로~

孝(연시)는 잠시만 기다리시면~

 

 

 

 

 

 

강의중에 말이 너무 많다는 민원이 접수되어 ㅋㅋ

오늘은 최대한 말을 줄이려고 하오니 양해 바라며,,,,

지금 나눠드린 종이파레트에 가을 숲의 색을 충분히 표현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체험을 해 보면 보통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요~

첫째 빠름빠름형(파레트를 받음과 동시에 10미터도 못가서 다 완성해버리는)

둘째 치밀한기획형(파레트의 크기와 자연물의 위치등을 파악해가며 차분하게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셋째는 신중형(도착할 때까지 아직 시작도 못하는)ㅎㅎ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천천히 색을 채워가는 재미가 괜찮으셨지요?

작품들 하나하나가 너무나 멋집니다.

 

 

 

 

 

 

 

 

 

 

 

 

 

 

인왕산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보니 갖가지 모양의 바위가 보는이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인왕정'에 올라 바라보는 인왕산의 바위들이 아주 절경입니다.

 

 

선생님들 도착하시기 전에 먼저 올라 인왕산 풍경에 어울리는 맛있는 연시(孝)를

감쪽같이 준비해두었지 말입니다. ㅎㅎ

 

 

 

 

 

 

 

 

 

정말

감쪽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감쪽같다'는 어원은 '감'을 자른 뒤에 그 쪽을 다시 맞추어 놓으면 쪼갠 자국이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아무 표가 나지 않는데 착안하여 '감쪽같다'는 단어가 만들어지고, 또 이에 '남이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아무 표가 없다'는 비유적 의미가 생겨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시(?)도 감쪽같이 먹었으니 다시 달달한 인생길 걸어가볼까요? ㅋ

 

 

 

 

 

 

이 사진 한 번 자세히 보아주실래요?

서울의 지형을 너무도 정확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1번 : 도봉산

2번 : 북한산

3번 : 북악산

4번 : 인왕산

5번 : 남산

6번 : 낙산

7번 : 관악산

8번 : 청계산

9번 : 남한산

10번 : 아차산

11번 : 불암산

12번 : 수락산

13번 : 덕양산

14번 : 한~강

 

 

2,7,10,13(북한산, 관악산, 아차산, 덕양산) - 외사산이라 하고

 

3,4,5,6(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 - 내사산이라고 합니다.  

 

이 지형도에서 나타나듯 서울은 내사산과 외사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한강과 북한산으로 연결되는 큰 축이 서울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처럼 장대한 강물이 도시를 가로지를 수 있는지,

이 아름다운 곳을 점지해준 조상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납니다.

[사진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대문형무소 사형장 앞에 있는 통곡의 미루나무가 오늘따라 떠 슬퍼보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바람이 오가면서 깍아만든 자연의 작품, 참으로 절묘하고 기묘합니다.

 

 

 

 

 

 

 

 

 

 

 

 

 

 

 

 

 

 

 

 

산에서 자라는 국화라고 '산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인데요~

산국 꽃을 말려서 베개에 넣고 자면 그 향기로 인해 잠자는 동안 머리가 맑아진다고 합니다.

감국은 산국과 아주 닮은 꽃인데, 감국에는 달 감(甘)자가 들어 있듯이 꽃을 먹어보면 처음에는

쓴맛이 나지만 뒷만은 상큼하며 달달하여 꽃을 말려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습니다.

 

가을에는 그저

산과 들로 나가 늦게 꽃을 피우는 들국화들을 만나고 올 일입니다. -소곰선생-

 

 

 

 

 

서울의 절경을 한 눈에 감상하고, 기묘한 인왕산 바위들도 만나며

걷고 또 걸어 드디어 소나무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오시는 길에 만난 나뭇잎(특별히 마음이 가는)을 이용해 스크래치북에 멋지게 표현도 해보고,

눈으로 만난 산국의 향기와 끝맛이 달콤한 감국의 맛도 살짝 보았습니다.

 

 

 

 

 

 

 

 

 

 

감국차와 함께 시작된 휴식시간은

이지연선생님께서 준비해주신 달인꽈배기로 달달하고 든든하게 계속 이어졌지요.

얼마나 쫄깃쫄깃 맛있던지 아직도 그 느낌이 입안에 살아있는 듯 합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ps. 2개를 따로 챙겨서 아들 먹였는데요.  대박 맛있답니다. ㅋ)

 

 

 

 

 

 

 

 

 

 

 

 

 

 

 

 

 

인왕산 성곽길에는 요즘 이 친구가 대세인데요~

자줏빛 꽃이 한쪽으로 쏠려 피는 꿀풀과의 '꽃향유'입니다.

네모난 줄기는 가지를 많이 치고 잎에는 톱니가 있으며 어린순은 나물로도 먹고

향기나는 기름은 향수나 목욕세제로 쓰여진다고 하니 이맘때 숲길을 걷다 쓰임 많은 이 친구를

또 만나시거든 이름한번 불러주시지요.

 

 

 

 

 

 

 

오늘

우리가 함께 걸었던 길을 인왕산 안내도를 보며 다시한번 기억해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서울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에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은 모두들 박물관이십니다.

그 중 서울의 역사와 한양도성 구석구석을 해설하셨던 경력이 있으신 김성환선생님이 들려주신

수성계곡의 역사와 세종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의 '비해당' 별장이야기는 언제들어도 재밌고

실감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험난한 산길을 걸을 때 비로소 나약한 나를 깨닫게 되고,

그 난관을 극복했을 때 새로운 꿈과 기대를 갖게 됩니다.

거칠고 낯선 산길 마냥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도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이런 때 누군가는 앞길을 열고, 또 누군가는 뒤에서 앞사람의 들을 밀어주면서 힘을 모을 때

산의 너그러운 품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모두 든든한 산이 되어 봅시다.

산은 산불이 나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습니다.

 

 

 

 

 

 

 

 

 

 

2017. 10. 20(금) 인왕산 성곽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