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영화를 보며 추억을 만든 여름 어느 날

 - 3일간 성동50플러스센터를 시네마 천국으로 만든 ‘오뿔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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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png ‘오뿔시네마’ 포스터 중 일부. (출처 : 성동50플러스센터)

 

 

어느 여름날, 아버지와 함께했던 흑백영화의 추억

 

‘당신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언제, 어떤 영화인가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아주 어려서부터 TV를 보고 자랐다면 그럴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묻는다면 어떨까.

‘당신이 가족과 함께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요?’

이 질문에 대해 나도 생각해본다. 나는 몇 살 때 어떤 영화를 보았던가. 기억 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아주 어렸을 때다. 어둑해진 어느 여름날, 아버지랑 시내를 건넜다. 냇가 백사장에는 천막을 두른 가설극장이 있었다. 거기서 흑백영화를 보았다. 영화 중에 ‘클레멘타인’이 나왔다. 처음 들은 노래였지만 영화 내용과 어우러져 너무 슬프게 들렸다. 따뜻했던 모래가 차갑게 식을 무렵, 영화가 끝났다. 시내를 건너 아버지랑 집으로 돌아왔다. 그 여름은 지금까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추억을 주신 아버지는 병원에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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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뿔시네마’가 열리던 날 성동50플러스센터 입구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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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에게 주는 팝콘, 자몽 주스, 마카로니 등등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성동50플러스센터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다.

이번 여름에 부모와 자녀와 함께 추억을 만들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이름하여 ‘오뿔시네마’다. 올해로 3회째다. ‘오뿔시네마’는 여름날 가족과 추억을 만들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한다. 성동50플러스센터는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되는 것이다. 나는 자녀와 추억을 만든 그 현장을 다녀왔다.

‘오뿔시네마’는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3일에 걸쳐서 열렸다.

 

 

영화관으로 꾸미고 관객을 맞이하는 직원들, 그 노고에 보답하듯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입장하는 어린 손님들



  

3-1.png▲ ‘오뿔시네마’ 첫날 영상작.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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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끝나고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초콜릿을 나눠 주다.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7월 31일 오뿔시네마 첫날이다.

평소에 보았던 성동50플러스센터가 아니었다. 극장 느낌이 물씬 났다. 입구 양쪽에 대기하고 있는 직원들이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부터가 달랐다. 사전 등록자와 현장 등록으로 극장 입장을 도왔다. 등록하는 사람에게 모두 성동50플러스센터가 마련한 선물을 줬다. 팝콘이다. 그렇지. 영화 볼 때 눈만 즐거우면 뭔가 허전하지. 팝콘을 받은 어린이들 얼굴이 환해졌다. 실내로 입장하면 또 다른 즐길 거리가 맞이했다. 음료수다. 팝콘을 먹거나 목마를 때 마실 수 있는 자몽주스다. 시원하고 달콤새콤한 자몽 주스는 별미였다.

영화 관람을 신청할 때 텀블러는 준비해 달라고 공지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성동50플러스센터는 행사를 열 때 환경을 우선하는 모습을 종종 봤었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았다. 입장료가 없는 극장, 거기에 먹을 것과 마실 것까지 안겨주는 ‘오뿔시네마’, 참여자 기분은 어땠을까.

실내는 어둑했다. 그래서 극장 특유의 분위기가 났다. 또 한 가지 성동50플러스센터에서 신경을 쓴 것은 실내 온도다. 그날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왔다. 바깥 기온이 높고 무더웠다.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맞췄다.

 

 

돗자리, 영화 끝날 때 어린이에게 준 무엇, 세심하게 준비하다

 

극장에서 영화 시작 전에 광고나 예고 편을 보여준다. ‘오뿔시네마’도 다르지 않았다. 본영 화 ‘찰리의 초콜릿 공장’을 시작하기 전인데 스크린에는 신나는 노래와 춤이 나왔다. 영화는 어린이용이다. 영화 시작 전 영상은 어른들을 위해 마련한 영상이라고 했다. 성동50플러스센터가 치밀하게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관객은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었다. 대형 스크린과 대형 모니터가 있는 곳. 그 외에 좀 색다른 것도 있었다. 돗자리다. 돗자리는 의자와 달라서 퍼대고 앉아 영화를 볼 수 있다. 또 비스듬하게 엎드려도 된다. 이런 건 어떤 극장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족끼리 옹기종기 돗자리에 앉아서 보는 영화,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가족 나들이가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성동50플러스센터가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다.

영화가 끝났는데 무언가 또 선물을 주었다. 작은 초콜릿이었다. 영화가 ‘찰리의 초콜릿 공장’이어서 준비했다고 한다. ‘오뿔시네마’를 준비한 조은진 PM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족끼리 집으로 돌아갈 거 아니에요. 초콜릿을 먹으면서 영화 얘기를 할 것 같아서 우리 센터에서 준비한 거예요.”

 

 

“엄마 아빠랑 영화를 봐서 재미있었어요. 우리는 내일도 오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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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감상 후 소감을 물어보다. 어린이와 어머니 감금화 씨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려는 한 가족에게 ‘오뿔시네마’에 대한 소감을 물어보았다.

먼저 어린이의 답변이다.

“엄마 아빠랑 영화를 봐서 재미있었어요. 우리는 내일도 오기로 했어요.”

어린이의 어머니 감금화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쁘게 살다 보니 가족 다 같이 극장에 가는 게 쉽지 않아요. 올해 처음 왔는데, 내일, 모레도 오자고 하네요. 기대가 커요. 여러 가지를 준비해 주셔서 어른과 아이 모두 즐겁게 영화를 보게 되어서 좋았고요. 오뿔시네마 덕분에 추억 하나를 만든 것 같아요. (웃으며) 50플러스센터 넘 고마워요.”

여러 가족을 만나 본 것은 아니지만 성동50플러스센터에서 이 행사를 얻고자 하는 것은 얻은 듯했다.

영상과 음향 면에서만 보자면 극장과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극장에서 줄 수 없는 것을 어린 손님에게 선사했다. 그러면 된 것이다. 사실은 영화만 보려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영화 시작 전, 퀴즈와 댄스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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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뿔시네마’ 이튿날. 영화 상영 전에 포켓몬스터 퀴즈, 포켓몬 댄스로 즐거운 시간과 추억을 만들다.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오뿔시네마’ 이틀째, 8월 1일이다.

이날의 상영작은 ‘포켓몬스터 너로 정했다’였다. 첫날은 실사영화인데 두 번째 날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어린이 손님이 늘어났다.

박한욱 팀장의 사회로 퀴즈와 댄스 시간을 가졌다. 포켓몬 캐릭터를 아이들은 잘도 알았다. 그리고 ‘포켓몬 댄스’ 시간. 나는 포켓몬 댄스가 있다는 것을 그날 알았다. 신나게 춤추면서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포켓몬 퀴즈와 포켓몬 댄스, 모든 어린이에게 선물한 포켓몬 카드. 이 모든 것들은 아이들에게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것과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가족과 함께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억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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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뿔시네마’ 이튿날 상영작.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아이와 함께 오면서 성동50플러스센터를 알게 되었다는 부모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이런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극장은 아닌데 극장 같은 어느 곳에서 가족들과 신나는 시간을 가졌다고. 내가 한여름날 아버지랑 시내를 건너가서 백사장에서 영화 본 것을 기억하듯이 말이다. 성동50플러스센터 ‘오뿔시네마’가 이번 여름에 성동구 가족에게 추억을 하나를 선물한 것이다. 담당 직원은 실내를 극장으로 만드느라 분주했을 것이다. 음향 장비로 갖추고 스크린을 달고, 소품도 준비하고 팝콘, 마카로니, 음료수까지 마련하는 일,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노고가 있어 참여한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한 게 아닐까 싶다.

또 이런 분도 있었다. 성동50플러스센터가 어떤 곳인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고. 아이와 함께 와서 알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마다카스카르’로 삼 일의 ‘오뿔시네마’, 막을 내리다.

 

 

6-1+영화보는+가족.png ▲ 영화를 즐기는 가족 관객들. ⓒ 홍보서포터즈 서성원 

 

 

사흘째, ‘마다가스카르’에도 가족들이 찾아와 추억을 만들었다. ‘오뿔시네마’는 내년을 기약하며 2024년 3회가 막을 내렸다. 어린이 손님들은 내년에도 오겠다며 부모님과 손잡고 성동50플러스센터를 나섰다. 어떤 여름보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마음은 가벼웠던 시간이었다.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만큼은 어린이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백사장에서 보았던 여름날 흑백영화,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하듯이 말이다.

 

 

 

홍보서포터즈 서성원(itt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