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의 행복한 1인 기업 이야기

– J Visual School 정진호 씨 –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근 후 피곤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휴식을 위해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자기 계발을 위해 다시 공부를 하러 가는 사람도 있다. 특히 은퇴 후 삶에 대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려는 사람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자신들만의 배움터에서 미래를 위한 준비에 전념한다. 서북50+캠퍼스 2C 강의실에서는 이런 직장인들, 특히 3040세대들의 퇴직 후 삶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강좌(10월4일-11월8일 화19:00~21:00)가 열리고 있다.

수업 시작 전 김밥(나무와 잉크 대표 제공)을 함께 먹으며 주고받는 대화는 허기를 채우는 동시에 긴장감을 해소시키며 따스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 이어지는 수업이 귀에 쏙 들어오는 내용이라면 하루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생각정리 마인드맵의 매력에 빠지다

오늘 강의를 맡은 정진호 강사는 16년간 프로젝트 관리 개발자로 직장 생활을 했다. 나름 즐거웠지만 10년이 넘어가자 차츰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훌륭한 개발자인가?’ ‘사람관리가 쉽지 않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하던 중 어느 날 마인드맵을 접했다. 글과 그림, 조직화, 그룹화 등 생각정리 기술로 16시간 교육을 받고 마인드맵 지도사 자격을 얻었다.

마인드맵으로 만든 초대장을 보내 딸 친구 초등학생 5명과 집에서 함께 마인드맵 교실을 하면서, 초등생들도 마인드맵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 선생님에게 요청하여 5, 6학년 대상의 도서관 마인드맵 교실을 만들었다.

생각정리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고 『마인드맵 시작하기』라는 제목의 68쪽 분량의 슬라이드 강의 자료를 작성해 블로그에 올렸다. 이를 본 SK커뮤니케이션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수업하며 함께 일하면 즐겁겠다고 생각해 6개월 뒤 이직을 했다. 기획, 디자인, 영상, 글쓰기, 제작, 출판, 운영, 홍보, 소통 등 1인 기업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월급 받고 하는 일 중 최고였다. 마인드맵 경진대회를 통해 사람들이 더 잘 이용하고 효과적으로 쓸 때 보람이 느껴졌다.

 

 

마흔 어느 날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다

미국 출장길, 창가에 앉아 타고 갈 비행기를 그리는 외국인을 만났다. 주변 모습을 그리는 모습이 부러웠다. 그림을 배우려고 맘먹고 찾아 간 미술학원 앞 홍보 전시 작품을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큰 그림을 그리려면 힘이 들고 강사가 시키는 것만 그리는 것도 싫어서 혼자 그리기 시작했다. 『김충원의 스케치 쉽게 하기』를 교재삼아 매일 매일 따라 그렸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그린 3주 후, 어느덧 내 손이 내 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책상 서랍 속, 부엌 물건들 주변에서 보이는 손바닥만 한 작은 것들을 선으로만 날마다 조금씩 그리다 색연필과 휴대용 수채용 물감을 사서 가지고 다니며 그렸다.

동화책 속 동물들을 하루 한 마리씩 그린 일 년 후 8권의 스케치북이 생겼다. 2년 후 수채화 그림 300개가 생겼다. 이 때 출판사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고 초보자에게 희망을 주는 책을 내보자는 제안에 2012년 책 『철들고 그림 그리다』를 출간했다.

 

 

1인 기업이 탄생되다

회사의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희망퇴직을 하였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던 중 비주얼 씽킹 워크숍을 열었다. 한 달에 1회 3시간에 150만원 하는 1차와 2차 워크숍이 매진되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 3개월 후 아내와 상의 끝에 독립을 결심했고 드디어 ‘J Visual School’ 이라는 1인 기업이 탄생됐다. 가상오피스로 사무실이 따로 없고 한 달 주소지 사용료 10만원으로 해결한다.

비주얼 씽킹은 어린이, 외국인도 알아볼 수 있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기 전달 기술이다. 초. 중. 고 강의와 대만 수출을 목표로 한다. ‘행복화실’은 비전공자를 위한 12주 그림수업이다. 선으로만 하는 라인 드로잉 3주, 색연필 3주, 수채화 6주로 구성된다. 12주 후 야외 스케치와 그룹 전시회를 열고 이때 모두들 서로 작가님이라 부르며 행복해 한다. 1인당 100장씩 도록 엽서를 만들어 명함으로 사용한다. 2016년 5월 ‘행복화실’이라는 12주 그림여행 책이 나왔다. 취미로 하던 것이 수입이 되고 5년 동안 2000시간 그리고 개인전 3번을 열게 되었다. 가보고 싶은 공간, 책, 동물을 그려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배움과 생산, 공유

그는 배움과 생산, 공유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서, 대화, 여행, 생각하기 등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가 배운 것을 블로그에 올리거나 사진, 슬라이드, 동영상 등 글과 그림으로 정리하고 집필하는 등의 행동으로 옮기길 권장한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꾸준히 만들면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70세까지 일하기 위해 세 가지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첫째, 체력이다.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좋아하는 것만 하고 고민을 하지 않는다. 고민이 생기면 강아지랑 2시간 매일 오전 오후 걷는다. 두 번째로 학습력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과 가치를 주기 위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힘을 기른다. 마지막으로 가치 있는 것을 퍼뜨리는 공유력이다. 퍼뜨리는데 돈이 따로 들지 않는다. 더 많이 공유할수록 좋은 일이 생긴다.

 

 

성공인생의 삼각형

그의 인생은 성공적이다. 그가 말하는 성공을 위한 팁은 일단 자기 생계유지가 우선이다. 그런 다음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 잘하게 된다. 잘하는 일을 좋아하던지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생각하라. 하루 한 시간씩 반드시 자신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내자. 꾸준히 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고 계속하라. 생계, 취미, 전문성 세 가지가 함께하는 인생은 성공이다. 인생 2막은 배에서 내리는 것이다. 다행히 타고 갈 배가 있어 회사 생활하면서 준비하게 된다면 3년 정도 걸린다. 이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며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길 당부한다.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기 위해 우리에게 두 개의 눈이 있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새삼 공감을 했다. 눈과 귀가 열린 시간이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수강생들은 서로 앞다퉈 그의 취미와 그림크기며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후원한 사람들에게 보내기 적당한 그림크기(40X30)는 10년 간 고정되어 있지만 가격은 계속 상승 중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강사의 막내인 개 미호도 모델로 제 밥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수강생 모두는 선물로 받아 쥔 그림엽서에 눈을 떼지 못했다. 결국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공유를 위한 노력과 성실함이 1인 기업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과 사진_윤미영(50+ 홍보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