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에세이 서부캠퍼스 기자단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전합니다.  

한 달에 한 번, 5명의 기자들이 바라보는 다양한 세상을 만나 보세요.

 

 

#한강다리에서 50+의 나를 만나다

 

 

아이랑 차를 타고 제1한강교를 건너다가 서울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제1 한강교는 한강대교. 제2 한강교는 양화대교.

 

"그럼 제3 한강교는?"

 

여기서 의견이 갈렸는데 아이는 한남대교라고 하고, 나는 영동대교라고 우겼다. 날씨도 습하고 더운데 서로 자기가 맞다고 핏대를

올리며 막 우기다가, "그럼 찾아봐."라는 소리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검색에 들어갔다.

"오! 한남대교네?" 나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YOU WIN!!!!

 

 나는 얼른 대화의 소재를 다른 것으로 바꾼다. 아무리 내가 어른이지만 팩트를 이길 재간은 없으므로..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한때 내 젊은 시절을 함께 했던 주현미의 절창이 기억 한구석에 남아 1,2,3 중에 하나는 되겠지

 라고 믿어버린 어리석은 결과라고나 할까?

 

 

예전 같았으면 위와 비슷한 경우 두 사람의 의견이 갈렸을 때 무엇이 맞는 말인지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간혹 시기를 놓쳐 팩트의 힘이

무의미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예전에 있잖아..." 이렇게 말을 꺼내서 자기 말이 맞다고 확인하면 “너 뒤끝 길다." 이런 소리나 들었다.

 

의견이 엇갈릴 때  누가 파워를 가졌는가에 따라 팩트와 상관없이 무게 중심은 당연히 목소리 큰 사람에게 갔다. 살아오면서 나는 많은

어른들에게 침묵했고 많은 부장님들에게 때로는 남자들에게도 말을 아꼈다. 드디어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아이들은 내게 나보다 하늘만큼

땅만큼 더 똑똑한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인류의 지적 총합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낸 이 조그만한 기계는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관계도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

 

 

#5060 샌드위치 세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처럼 윗세대에게는 침묵을 강요당하고 아래 세대에게는 팩트와 기술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샌드위치 세대는 어찌 살아야 하나? 

 ‘한강다리의 기적’ 같은 꼰대 같은 얘길 꺼내봤자 그걸 알아주는 젊은 세대가 있을까? 
 

 같은 한강다리지만 가수 자이언티 때문에 ‘아버지가 보고 싶어지는 다리’ 라는 별칭이 붙은 ‘양화대교’에서 힌트를 얻어 본다면 

 결국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5060, 우리 삶이 곧 콘텐츠이고 그 콘텐츠가 갖는 힘이 우리 세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아무리 천지개벽하는 수준으로 바뀐다고 해도....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