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안데르스 에릭슨 교수는 1993년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10여 년 전 주목받던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전문가가 되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와 연습량이 필요함을 설명하는 것이다.
1만 시간을 일반인의 일상에 적용하면 하루 3시간씩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하루 8시간 이상을 한 분야에서 근무한 50+세대라면 모두가 전문가의 수준에 올라섰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 대기업 퇴사 후 소상공인으로 변신한 윤 사장(52)은 창업을 통해 인생 2막의 꿈을 펼치고 있다.
어디다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50+세대가 전문분야를 벗어나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아쉬움과 노년의 경제적 부담을 창업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1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창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소 10여 년 이상을 근무했던 ‘끈기의 내공’에 ‘철저한 준비’만 더한다면 1만 시간의 경험치를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은 위험을 동반한다. 경영 컨설턴트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못한다면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50+세대에게는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이를 극복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 창고형 매장을 운영하는 윤 사장에게 사업이란 새로움의 연속이다.
50+세대의 창업 성공 조건
1. 가족의 동의가 필요하다.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예비 사업자에게는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규칙적이었던 시간은 변화되고, 경제적 문제는 예상을 벗어나기가 일쑤다. 라이프 스타일은 변하고 이는 가정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창업에는 가족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부부간의 합의는 더욱 그렇다. 가족은 창업의 지지자가 되고, 때로는 경영의 동반자가 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직원처럼 같이 일해 줄 수 있는 가족의 동의와 지지가 없다면 50+세대의 창업은 생각보다 험난할 수 있다.
2. 1년 이상의 창업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창업자들의 평균 준비 기간은 9.7개월이라고 한다. 같은 기관의 전년 조사에 의하면 창업 준비 기간이 1~2년일 때 매출 및 경영 성과가 가장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의 평균 창업 준비 기간이 2~3년 정도라는 조사 결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창업자의 준비 기간이 너무 짧고, 사업체 평균 생존 기간 역시 3.8년밖에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족한 준비 기간이 실패와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창업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3.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창업을 위해 준비한 업종이 있다면 실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잘 아는 것과 관심이 있는 것은 경험에 미치지 못한다. 창업자들은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경영과 마케팅 능력을 꼽는다. 그러나 경영과 마케팅 능력은 배우고 아는 것만으로는 결과를 나타내기가 쉽지 않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연습과 경험의 총량을 말하듯 창업에도 실전을 경험한 시간이 가장 필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경험 없는 창업은 가벼워야 한다.
경험 없는 창업은 가벼울수록 안전하다. 퇴직 후 창업자는 지금의 기회를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뒤늦게 창업의 세계에 뛰어든 만큼 기회의 시간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제대로’란 생각과 혼돈되어 예상 규모를 넘어서는 경우를 만들게 된다. 적정 규모를 넘어선 창업은 고정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서울시 소상공인아카데미 자료에 의하면 은퇴 후 창업자가 느끼는 ‘압박감과 퇴로에 대한 준비 부족’이 창업 성공을 어렵게 한다고 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이를 창업에 적용하면 시작의 형편을 격려하는 말이 아닌 경험을 늘려가는 과정으로 이해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필자의 ‘창업 AMOR’ 강의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50+시민기자단 홍현기 기자 (mrok2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