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꾸는 나를 만나다>

 

정경순(2018년 자서전 1기 수료생)

 

언젠가부터 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창공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며 그들의 자유가 못내 그리웠다. 내 나이 예순을 넘기면서 조금 기운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들 다 제 갈길 가니 이젠 홀연히 떠나가야 할 일만 남았다고 여겼다. 문득, 심연에 외로움과 그리움이 자주 교차했다.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꽃피는 봄날이 왔다. 2018322, 샛강역 3번 출구를 올라오면서 가슴이 뛰었다. 한 달 전 여의도 앙카라공원 옆 '영등포50+ 센터'에 자서전반 등록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했던 한 알의 씨가 있음을 알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소녀시절 꿈꾸었던 소망이 이루어지는 듯했다.

자서전반을 이끄는 분은 김혜주 작가이다. 강의 진행이 온화하시고 따스함으로 다가온다. 말 한마디, 문장 한 줄마다 내 영혼을 톡톡 건드려주시는 작가님과의 만남은 내 영혼에 새살이 돋는 듯하다. 수강생 모두 비슷한 '50+ 세대'로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아 강의는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만남은 또 다른 시선으로 다가온다. 요즘 집안일과 일하는 시간외에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눈은 침침해지고 흐르는 시간이 아쉬워지니, 무엇이든 좀 더 젊은 날에 시작해보는 게 좋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무엇이든 용기 있게 도전하는 삶이 필요하다고 마음속에서 소리치고 있다.

 

영자의 내면여행

'영등포50+센터, 자서전반 - 16주에 걸친 내면여행'을 줄여서 "영자의 내면여행" 이라 부르기로 했다. 날마다 목요일 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목요일마다 작가님을 만나 내면에 머물러있는 것들을 불러냈다. 강의 시간은 내면의 소리가 들려왔고 사색의 시간 안에 나를 머물게 했다. 글쓰기를 해보았다. 그동안 살아온 나의 족적이고 기억의 회상이었다. 글을 쓰다 보니 엉덩이가 무척 아파왔지만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내가 쓴 글을 읽다보면 부끄러웠다. 당장 에세이집이라도 몇 권 읽어봐야겠기에 자전거를 타고 작은 도서관으로 가서 다섯 권을 빌렸다. 글쓰기에 앞서 다독(多讀)이 우선임을 실감했다. 일상의 삶에 묶여서 나를 바라볼 시간 없이 달려온 모습에서 나는 무엇을 찾았는가.

 

다시 새롭게 되다.

'영자의 내면여행'에서 다시 꿈꾸는 나를 만났다. 자서전반은 답답했던 내 가슴에 산소처럼 다가왔다. 살아오면서 한 번도 관심 주지 않았던 나 자신을 발견하기로 했다. ‘기나긴 고독에서 내면을 치유하는 여행으로 출발! 그래 떠나 보는 거야. 이젠 혼자가 아니야. 다시 너를 만나는 거야. 외로워하지 마.' 어디서엔가 자꾸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날마다 이야기 속에서 행복했다.

 

16주 동안 내면여행이 끝나고 100여 년 만의 폭염 속에서 책 출간 편집회의를 갖고 주인공 열 분의 원고가 모여 책이 나왔다.

 

<안녕, 목요일>은 목요일을 목 빠져라 기다리던 열 개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봄에서 여름까지 햇빛과 바람과 구름과 빗소리가 스며들어 이야기들이 영글었다. 목요일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지금, 꽃이 피는 순간이다.

 

참 기쁘다.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지금, 우리는 내면여행 중이다.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시면 자서전 1기 선생님들의 발간된 책을 보실 수있습니다.

1. 교보문고(전자책&종이책)

http://pod.kyobobook.co.kr/newPODBookList/newPODBookDetailView.ink?barcode=1400000313596&orderClick=KBC

 

2. 유페이퍼(전자책)

http://www.upaper.net/i830/1114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