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소래산을 탐방했습니다. 23일 목요일에는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진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강의를, 24일 금요일에는 영등포역사트레킹 커뮤니티에서 행하는 커뮤니티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소래산 역사트레킹이 행해진 것입니다.
양이틀에 걸쳐 땀 좀 흘렸습니다. 덕분에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들이켰지요! 어쩌겠습니까, 날씨가 한여름 날씨로 돌변했으니 그에 맞게 움직여야죠. 그나마 소래산 역사트레킹은 숲길 구간이 80%정도가 되서 다행이었습니다.
소래산 역사트레킹은 소산서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소산서원은 조선 초기의 명재상이었던 하연 선생을 모신 서원입니다. 서원 뒤편으로는 사당도 있습니다.
하연 선생? 조선 건국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경기관찰사 출신 하륜 선생의 이름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하연 선생? 솔직히 하연 선생의 이름은 낯설겁니다. 소산서원도 그렇지요. 소수서원은 들어봤어도 소산서원은 처음 듣는 분들이 대다수일 겁니다.
하연 선생은 정몽주 선생의 문하생으로 조선 태종때 급제를 합니다. 정몽주 선생의 문하생이 그를 죽였던 태종 이방원 때 출사를 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하여간 그렇게 관직에 나선 하연 선생은 세종 대왕 시기에 큰 빛을 발합니다. 마침내 영의정까지 오르게 되는 것이죠. 당대 명재상이었던 황희 정승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합니다.
아참 하륜과 하연은 같은 진주 하씨로 친족 사이입니다. 이거 빼뜨리면 심심합니다. 하륜 선생이 서운해하실 듯...ㅋ
소산서원 옆쪽으로 하연 선생의 묘가 있는데 그곳이 명당이라는 게 아닙니까. 풍수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그곳에 올라서면 무언가 확 트이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왜? 앞쪽이 확 트여있거든요.
"여기가 시흥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이라고 합니다. 무공단좌형 음택이라는데... 딱봐도 명당 같죠? 앞이 확 트여 있으니까요. 근데 이름은 어려워요. 무공단좌..."
이름이 어려워서 그런지 발음도 샜습니다. 그래서 '무공단좌'를 한 글자씩 발음해야했습니다.
"후손이 번영하는 음택 풍수라는데... 요즘 같이 저출산 시대에 맞춤형 풍수가 아닐까 합니다."
썰렁! 때양볕인데 썰렁!ㅋ
트레킹팀은 소래산 산림욕장에서 식사를 한 후 소래산 마애불을 탐방하러 갔습니다. 고려 초기에 조성된 소래산 마애불은 높이가 무려 13미터가 넘는답니다. 음각으로 새겨진 마애불은 동쪽 방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곳에 서면 멀리 서울의 서쪽 부근이 잘 보입니다. 마애불 앞쪽에 데크 시설을 했는데 그 자체가 전망대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음각이 깊게 새겨지지 않아 마애불이 도드라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자세히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는 것이죠. 5mm 정도의 깊이로 새겨 밋밋하다는 겁니다. 기왕하는 거 1cm 이상 새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마지막으로 트레킹팀은 소래산 정상까지 탐방을 했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누구입니까! 아무리 미세먼지가 덮친다고 해도 사진 찍기 삼매경을 놓칠 수 있나요.
그렇게하여 소래산 역사트레킹은 잘 종료가 됐습니다. 덕분에 저도 땀 좀 확 뺐습니다. 땀 좀 빼고 샤워하니 몸이 좀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뭐 땀 빼고 이온음료 마시고 샤워하는게 여름 트레킹의 별미아니겠습니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