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열폭의 시간을 이겨낸 중년들이 가파른 언덕을 넘어 중부캠퍼스 모인다. 로비입구는 신청 확인 사인으로 긴 줄이 이어졌고,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50+ 서재가 북적하다. 살짝 놀란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니, 낯익은 지인이 눈인사를 건넨다. 참석 이유가 궁금하던 차에 이번이 세 번째 참석이라는 정혜윤(61, 마포구) 씨에게 가볍게 물으니 “지난달에 1,2회 들었는데 유익하고 재미나더라고요.” 한다. 나누어 준 리플릿을 다시 보며 혼잣말을 해 본다.
‘우리가 벌써 그런 나이인가? 누구에게나 따뜻함이 위로는 되겠지만...’
# 따뜻한 말한마디 “인생전환, 50+”
서울시정신건강브랜드 블루터치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가 <2018 따뜻한 말한마디 “인생의 전환, 50+”>를 진행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참석 확인과 함께 한보따리 선물을 안긴다. 메시지 밴드, 37.2° 손거울 외에 캠페인 관련 자료와 산뜻한 다이어리가 들어있다. 목요일 오후 3시! 향긋한 커피와 달달한 과자 몇 개를 들고 자리를 찾으니 이미 만석이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몇 가지를 써 보세요.”
이벤트 코너 담당자 권유로 잠시 서서 생각을 따라간다.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누구나 저마다 인생의 변곡점이 있었으리라. 침묵명상, 반려견 입양, 지리산 등반... .몇 가지를 적어서 보드에 붙이니 추첨 경품도 있단다. 매끈한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일상의 경험을 음악적 에너지로 승화시킨 현악 4중주 ‘산책자들’의 연주로 리셉션 시작이다. 세크의 가보트에서 abba의 thank you for the music, 송창식의 밤눈과 비의 나그네,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클래식과 팝, 포크, 밴드 다양한 장르의 연주로 몸이 말랑해진다.
흐린 9월 오후. 기대앉은 뒷모습에서 삶의 피곤함이 묻어나는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인생 중반 고개를 넘어온 50+ 동무들이다. 어제의 장을 내려놓고 지금은 평안하시라는 위로로 믿고 잠시 연주에 젖어본다.
# 제3회 다시, 시작하기
‘2018 따뜻한 말한마디’ 강연은 총 3회로, 8월 23일 1회 ‘알아차리기’와 9월 6일 2회 ‘받아들이기’에 이은 3회 ‘다시, 시작하기’가 진행됐다. 안내 리플릿에는 ‘나를 둘러싼 상황과 관계에 대해서 알아차리고 받아들임으로써 내 안에 자연스러운 변화를 통해 지금의 나와 내일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재고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라 쓰여있다. 오늘의 명사는 김병후(김병후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많이 알려진 분이다. 지금 이대로 충분히 아름다운 50+에게 작은 응원을 서두로 강사의 경험을 풀어 놓는다.
방송계 진출 연유와 오랜 부부상담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본인의 고백을 이어간다. 쉬운말과 간결한 결론 덕에 방송에 간택된 30대 후반부터, 결혼과 부부상담을 하다 보니 어느덧 전문가가 되어있었지만 심신은 최악이었다는 50대까지. 출연, 진료, 기고, 회의로 인한 과로와 부심 겉멋으로 생의 정점을 찍고, 70줄에서 돌아보니 그 ‘찬란한 50대’를 피폐해진 환경 복구에 애썼다는 말이다. 찬란한 시절을 남겨둔 50+의 인생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전한다. 본인도 50대에 들어서면서 자동차보다는 등산이나 자전거로 느림의 미학을 맛보고, 주변과의 관계개선에 애쓰고 있단다.
여생을 동반할 부부사이에서 말의 힘과 스킨십의 영향, 두부조림과 갈치조림의 기호차이 등 내밀하고 실질적인 예를 들어가며 찬찬히 이야기를 이어간다. 크게 보면 부부간의 다름은 서로의 의식을 진화하고 습관적인 삶을 변화시킨다는 선험자의 경험을 나눈다. 이제 생존이 급급한 시절을 지나, 인생의 제2 전성기인 50대를 맞아 자신만의 진정한 삶을 살라는 진심어린 격려도 함께 한다.
# 말 한마디의 따뜻함을 위하여
이번 취재로 새삼 알게 된 정보들이 있다. 서울시정신건강증진사업, 블루터치, 37.2°C 캠페인, 하하호호 캠페인 등 50+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캠페인이 그것이다. 1막의 폭주로 지친 중년을 위하여 고급지고 맛난 시간은 고맙고 감사하다. 아직 따뜻하고 살만한 세상이다.
1. 서울시정신건강증진사업이란?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사업부는 정신질환에 대한 예방 증진 관리 체계 강화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행복을 추구한다’, A Touch for Mind Happiness라는 모토로 생애 주기별 사전 예방적 접근을 통한 서울 시민의 정신건강 증진을 애쓴다. 정신건강지킴이 운동이란 입에서 입으로 정신건강의 긍정 메시지를 정해줄 전령사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정신건강 홍보대사들이다. 엄홍길(제5대) 대장님과 블루터치의 산행을 시작으로 남경주(2010년, 제7대) 뮤지컬 배우, 탁구감독 현정화(2012년, 제14대), 송진구 교수(2014년, 제17대),행복경영연구소이사장 박시호(2015년, 제20대),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부회장 서경석(2016년, 제22대), 50+멘토 코칭 허남철(2017년, 제23대)힙합듀오 술래와 내토(2018년, 제26대)로 이어진다. 정신건강 지킴이는 릴레이 추천방식으로 선정되고 있으며 블루터치와 함께 지속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블루터치운동
물질적 풍요 속에서 결핍 되어가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정신질환의 예방과 정신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1994년부터 체계적인 정신보건 사업을 수행 중이다. 서울특별시는 서울시 정신건강 복지센터와 25개구의 지역 정신건강 복지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행복을 위하여 서울시건강브랜드 blutouch가 서울 시민의 정신질환 편견해소와 인식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 blutouch 37.2°C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37.2°C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온도! 내 마음 속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우는 순간 비로소 다른 사람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갖고 있다.
2007년 론칭된 서울시건강 브랜드 블루터치blutouch는 서울시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스스로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캠페인 브랜드이며, 지속적인 홍보를 위해서 온라인ㆍ오프라인 광고,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다.
3. 2018 하하호호 캠페인
서울시정신건강브랜드 블루터치가 진행하고 있는 하하호호 캠페인은 나, 가족, 이웃에 웃음 넘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6가지 실천 방법을 가지고 있다.
1) 하루 세 번, 박장대소!
2) 수다는 나의 힘!
3) 매일매일 괜(찮아),사(랑해),고(마워)
4) 인사는 내가 먼저
5) 방콕 그만, 햇살 마중
6) 잠들기 전 쓰담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