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1마을 작은도서관 김혜숙 관장

"은퇴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을활동가"
 

많은 50+세대는 은퇴 후 삶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세우기 어려워한다. 그런 50+세대에게 좋은 모델이 될 마을 활동가이자 ‘작은 도서관’ 김혜숙 관장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천왕역 근처에 있는 연지1마을 안에는 아파트 자치 단체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곳에서 만난 김혜숙 관장님은 33년 동안 근무한 초등학교를 정년퇴임한 50+세대다. 은퇴 후 김 관장님은 자신이 사는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작은 도서관’을 알게 돼 자원봉사를 지원했다고 한다. 아파트 자치회는 김 관장님의 경력을 인정해 무보수 자원봉사 관장으로 선임했다.

 

 

‘작은 도서관’은 자원봉사자의 봉사로 운영되며 봉사증을 발급 해주는 곳이다. SH공사의 도움으로 2015년에 개관한 도서관은 아파트 자치 단체와 봉사자 그리고 김 관장님의 노력으로 문제없이 운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갑자기 도서관의 에어컨이 더 이상 가동 되지 않으면서 자원봉사자는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이 되어서는 도서관을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들어졌다. 김 관장님은 에어컨 수리를 SH공사에 문의했으나 보수 기간이 지나서 도와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관장님은 구로구청 환경조성 사업을 통해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발로 뛰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구로구청 환경조성 사업에 선정됐다. 고장 난 에어컨을 수리할 수 있게 됐고, 지난 5월부터는 자원 봉사자들에게 4시간 기준 1만원을 교통비로 지불할 수 있게 되었으며, 구로구청 관내 위치한 작은 도서관 100곳 중 5곳만 지원받는 교육사업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관장님의 노력이 빚나는 순간이었다. 선정된 교육사업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여름 방학 동안 도서관을 방문하는 초등학생들에게 바른 한글 쓰기와 구연동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을 제자들처럼 여기는 김 관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구청 관계자에게도 전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터뷰 취재일의 연지1마을 ‘작은 도서관’엔 근처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와서 그림책을 보고 있었다. 도서관은 어린이 책만 비치되어 있는 게 아니라 성인용 책도 비치돼있어 아파트에 입 주민 뿐만 아니라 천왕역을 오고가는 많은 분들이 손쉽게 들어와 책을 읽고 간다고 김 관장님이 설명해 주셨다. 도서관은 문화와 쉼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김 관장님은 아이들이 책 보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며 인터뷰 내내 웃었다. 

 

 

끝으로 김혜숙 관장님은 “50+세대가 은퇴 후 삶을 막연하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일도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저처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일에 고개를 가로 젓지 말고 끄떡일 수 있는 50+세대가 되길 응원할게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