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포스터 ⓒ 해양수산부
지난 8월 12일(금)부터 15일(월)까지 4일간 전라북도 군산시 일원에서는 ‘푸른 꿈! 푸른 도전! 힘찬 미래!’라는 주제로 ‘제15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이 개최되었습니다.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은 해양스포츠 전문 선수를 육성하고 해양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2006년 시작되어 매년 다른 해양도시를 돌며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최지인 군산시는 원래 2020년 개최 예정지였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020년과 2021년 제전이 연이어 취소됨에 따라, 2019년 제14회 시흥 시화호 제전 이후 3년 만에 개최하게 되었답니다.
▲ 제15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경기종목 및 경기장 배치도 ⓒ 해양수산부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은 해양스포츠 경기들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겨루는 체전이자, 동시에 국민에게 해양레저 스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해양수산부가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스포츠 종합대회로 선수는 물론 동호인, 학생 등 일반인도 대회 참가가 가능합니다.
이번 제전에서는 요트, 핀 수영, 카누, 철인 3종, 바다수영, 드래곤보트, 고무보트, 비치발리볼, 조종까지 모두 9종목의 경기가 열렸으며, 다양한 해상스포츠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 행사들이 펼쳐서 대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경기 외적인 재미를 더했습니다.
▲ 대회장에 걸린 참가 선수단 환영 현수막 ⓒ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새벽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는 필자는 강이나 호수, 바다 등 자연을 벗 삼아 헤엄치는 오픈워터 수영을 즐겨 해, 매년 해양도시를 돌며 개최되는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바다수영 종목에 참가하여 개최지 여행도 하면서 여름휴가를 즐겼는데, 이번 군산시 제전은 3년 만에 바다의 짠맛을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또한, 오픈워터 수영대회가 인연이 되어 친해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영 친구들도 다시 만나 반갑게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경기를 함께 뛰면서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 석양에 물든 서쪽 바다의 저녁노을 ⓒ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경기 전날 군산에 도착해 개회식 행사에 참석한 후, 경기를 치를 대회장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결전의 흥분된 마음을 다잡습니다. 호젓이 대회장을 살피면서 해변을 거니는 필자를 환영이라도 하는 듯, 눈 앞에 펼쳐진 석양에 물든 저녁노을이 사진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감동스러우며, 보는 이를 황홀경에 빠뜨립니다.
잔잔히 일렁이는 바다수영 출발대에 걸터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며 한참을 멍 때립니다. 말 그대로 힐링의 시간이며, 이것만으로도 군산에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바다수영 경기장 전경과 출발대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 ⓒ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왔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바다수영 선수들이 2km 종목에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출발 소리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사각형 모양의 코스 꼭짓점에 떠 있는 커다란 부표들을 두 바퀴 돌아 출발지로 오면 끝나는 경기입니다.
역대 개최지마다 조금씩 종목의 거리가 다르지만, 이번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바다수영은 1km와 2km 두 종목이며, 남과 여 10살 터울로 나누어 경기를 갖고 시상을 합니다. 필자는 올해 59살로 남자 50대 부(50~59세)의 큰 형님으로 출전자 명단 1번에 이름이 올랐고, 내년 포항에서 개최되는 제전에는 남자 60대 부의 막내로 경기를 뛰게 됩니다.
바다수영은 수심이 깊어 바닥에 발이 닿지 않고, 넘실대는 파도로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에서 장거리를 달려야 하므로 숙련된 수영 실력은 물론이고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됩니다.
더욱이 서해안은 밀물과 썰물의 반복되어 물살이 세고 조류와 수심의 변동이 심해, 동해나 남해에 비해서 수영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실제로 오전 경기는 물이 빠져 해안의 모래밭을 한참을 뛰어가서야 적정 수심을 만나 수영을 시작했는데, 오후 경기에서는 밀물이 들어와 출발대에서 바로 다이빙하여 수영을 할 수 있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비응항 바다수영은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파도는 크게 일렁여 방향을 찾는 부표의 시선 확보가 어려워 직선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삐뚤빼뚤 경로를 그렸으며, 때때로 박자를 잘못 만난 파도에 헛손질을 하다 그만 바닷속으로 처박히고, 연거푸 얼굴을 때리는 파도에 짠물을 들이켜 잠시 수영을 멈추고 거친 호흡을 달래는 등 예상 기록보다 한참을 더 뛰어야 했던 쉽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 누구나 한 번쯤 올라서기를 꿈꾸는 시상대 ⓒ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대회 참가자라면 누구나 시상대 위에 서는 자신을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올라서는 선수는 단 세 명 뿐이기에 그 자리는 높고 존귀하게 느껴집니다.
필자도 한때 시상대에 올라섰던 경험이 있지만, 해마다 탁월한 수영 실력과 힘을 겸비한 후배들이 50대로 진입하면서 점차 그 자리는 멀어져만 갔고, 50대의 마지막이었던 이번 바다수영은 시작하면서부터 완주가 걱정될 정도로 바다 환경이 험했습니다.
전국해양스포츠제전에서 펼쳐지는 종목 중 체력 소모가 큰 종목으로 꼽히는 바다수영, 핀 수영, 철인 3종은 순위 시상과는 별도로 완주한 선수들 모두에게 기념 메달이 수여되기에, 거친 파도는 원망스러웠지만 완주를 위한 동기부여는 충분했습니다.
▲ 바다수영 대회장 전경과 대회 수모 및 기념 티 그리고 완주 메달 ⓒ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경기가 힘들었던 만큼 완주의 기쁨과 성취감은 배가됩니다. 비록 수상과는 거리가 있지만 50대 부의 제일 맏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내년에는 60대 부의 가장 젊은이로 참가하기에 메달을 욕심내도 되지 않을까 은근히 희망도 가져봅니다.
아울러, 마음 같아서는 아주 오래 오픈워터 수영대회에 참가하여 즐기고 싶지만, 워낙 험하고 고된 운동이라 대부분의 대회가 70살 이후에는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참가를 허락하므로, 아쉽게도 필자의 의지만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십 년입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줄기차게 늘어나는 체중으로 고혈압, 고지혈증이 생겼고, 대사증후군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의사의 강권으로 필자는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운동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 수영이 돈이 별로 안 들고 다른 운동들과는 달리 그냥 벗으면 된다는 간단한 매력에 이끌려, 당시 100kg이 훌쩍 넘는 고도비만의 몸을 드러내고 남의 시선을 이기는 작은 용기를 내어 시작한 수영이 지금은 오픈워터를 즐기고 평생을 건강을 지키는 인생 운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인생 후반까지 멋지고 성공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 몇 있으며, 그 중의 단연 으뜸은 건강입니다.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는 늘어난 삶을 행복하게 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50플러스 동년배들이 늦기 전에 자신에게 잘 맞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아 규칙적으로 함으로써, 노년의 건강을 담보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만약 마음을 사로잡는 종목을 찾지 못했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수영을 추천합니다. 여러 매체들을 통해 수영의 장점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거니와 부력을 이용하는 물속 운동이 몸에 큰 무리 없이 노년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전신운동이기 때문입니다.
50+시민기자단 유한진 기자 (sericolor@naver.com)